
할머니의 공공임대주택을 승계하기 위해 "할머니와 함께 살며 간호했다"고 속인 손자가 당시 다른 주택을 보유했고, 함께 살았다고 주장한 기간 해외에 체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주택을 돌려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최누림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를 상대로 낸 임대차계약해지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1년 3월 할머니의 임대주택에 전입신고를 하며 무주택 서약서를 제출했다.
이후 SH는 이듬해 A씨의 할머니에게 "세대원이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러나 A씨는 "실제로는 해외에 체류해 세대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소명했다. 이에 SH는 해지 통지를 취소했다.
2023년 11월 A씨의 할머니가 사망하며 A씨에게 임차권 전부를 '유증'(유언으로 아무런 대가 없이 자기 재산상 이익을 타인에게 주는 것)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그러자 A씨는 "2023년 1월부터 할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전입신고를 하고 함께 살았다"며 "실제 거주지는 계속 할머니와 함께 살던 임대주택이었다"고 주장하며 임대차계약 명의변경을 신청했다.
SH는 이를 받아들여 명의변경 신청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후 SH는 A씨가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고 주장한 기간에 다세대주택을 소유했던 사실을 확인해 임대차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명의변경 당시에는 이미 해당 주택을 모친에게 매도한 상태였고, SH가 자신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조회한 것도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SH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A씨 주장대로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고 하더라도 당시 유주택자라 입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정작 해당 기간에는 해외에 체류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는 2023년 1월부터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미국에 체류하다 같은 해 12월 21일 귀국했고 사흘 뒤 다시 미국으로 출국했다"며 "부정한 방법으로 임대주택을 임대받은 경우에 해당해 계약 해지 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임대주택을 SH에 인도하도록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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