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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째 멈춘 韓 사형 집행…희대의 살인마도 여전히 '복역 중'

입력 2026-10-06 13:54  

30년째 멈춘 韓 사형 집행…희대의 살인마도 여전히 '복역 중'

유영철·강호순 포함 국내 미집행 사형수 52명 평균나이 58.7세
유영철. 사진=연합뉴스
한국에서 사형 집행이 30년 가까이 중단된 가운데 현재 교정시설에 수감된 미집행 사형수는 52명으로 집계됐다. 평균 연령은 58.7세로, 사형제 존폐 논의가 장기화하면서 사형수들의 연령대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 사형폐지의 날'(10월 10일)을 나흘 앞둔 6일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교정시설에 수용된 미집행 사형수는 모두 52명이다.

사형 확정자의 평균 연령은 58.7세로 60세 이상(60대 10명·70대 7명)이 32.7%를 차지하고 있다. 50대가 29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5명, 30대가 1명이었다. 20대는 한 명도 없다.

각각 20명과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강호순 역시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복역하고 있다.

고령의 사형수가 교정시설에서 생을 마감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2024년에는 '보성 어부 연쇄살인 사건'의 오종근이 지병을 앓다 87세로 사망했다. 올해 3월에는 조직원과 그의 연인을 살해한 '안양AP파' 이우철이 광주교도소에서 암투병 중 숨졌다.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된 것은 김영삼 정부 마지막 해인 1997년 12월 30일이다. 당시 지존파 조직원 등 23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이후 30년째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1992년 강원 원주 종교시설에 불을 질러 15명을 숨지게 한 원언식(69)은 35년째 교정시설에 구금되며 '국내 최장기 사형수'로 이름을 올렸다.

가장 최근 사형이 확정된 인물은 2014년 강원 고성군 육군 22사단 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5명을 살해한 임도빈(당시 병장)이다.

국제엠네스티는 2007년부터 한국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사형 집행이 장기간 중단됐지만 흉악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사형제 존폐 논란은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여고생 이채원 양을 성범죄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살해한 장윤기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해 유족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사형제의 위헌 여부를 따지는 세 번째 헌법소원을 접수했으나 8년째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헌법소원을 낸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법의 이름으로 집행되더라도 인간의 생명만큼은 함부로 다룰 수 없다"며 "학계에서는 이미 오랜 연구를 통해 사형제가 범죄 억제력에 결정적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여러 차례 발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헌재는 앞서 1996년과 2010년 두 차례 사형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2010년 합헌 의견을 낸 헌법재판관들은 "사형제도에 의해 달성되는 범죄 예방과 무고한 일반 국민의 생명 보호, 정의 실현 및 사회방위라는 공익이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자의 생명권이라는 사익보다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간의 결정을 뒤집기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지만 1996년 7 대 2, 2010년 5 대 4로 격차가 계속 줄고 있어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형제가 위헌으로 결정되려면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법조계에서는 사형제를 대체할 방안으로 가석방 없는 '절대적 종신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장윤기 사건 1심 재판부도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결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철저히 집행하는 것만이 피해자와 유족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길이자 유사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흉악범죄를 저지른 무기징역 수형자에게 가석방 기회를 아예 차단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회와 격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형법 72조에 따르면 무기수도 20년 이상 복역하면 법무부의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된다.

다만 교화 가능성이 사라지고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무부는 2023년 가석방 없는 '절대적 종신형'을 신설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대법원 등의 반대에 부딪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폐기됐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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