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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에 "다들 미쳤다"...파킨슨병과 싸우며 집필

입력 2026-10-09 08:50  

노벨문학상 수상에 "다들 미쳤다"...파킨슨병과 싸우며 집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하게 된 캐나다 시인 앤 카슨(76)은 수상 소감을 묻는 언론의 질문에 "미쳤다"고 말하며 놀라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8일(현지시간) 수상자 발표가 이뤄진 직후 아이슬란드 공영방송 RUV와의 인터뷰에서 카슨은 "미쳤죠. 제 생각에는 그들 모두 미친 것 같아요…글쎄요, 아시다시피, 미친 일이에요."라고 말했다.

자신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2022년 아이슬란드 시민권을 취득한 복수 국적자인 카슨은 제2의 고향 아이슬란드에서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들었다. 그는 매년 상당 기간을 아이슬란드에서 보내고 있다고 한다. 시각예술가인 남편 로버트 커리도 함께다.

스웨덴 한림원 관계자는 카슨에게 수상 소식을 전했을 당시 카슨이 아이슬란드에서 "바람 소리를 듣고 있었다"며 "그는 매우 놀랐다"고 전했다.

카슨은 이날 RUV와의 인터뷰 때도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모자를 손으로 붙잡고 있었다며 "여기서는 바람 소리를 듣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고 AFP가 전했다.

이날 아이슬란드는 시속 70㎞가 넘는 강풍이 불고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였다.

카슨은 수상 소식을 전한 한림원과의 통화를 회상하며 "상당히 자주 끊어지는(rather halting) 대화"였다며 "그들은 통상적인 질문들을 던졌는데, 대답할 말이 없었다"고 RUV에 말했다.

카슨은 시와 소설, 에세이, 번역, 학술 논문 등 경계를 허무는 자유롭고 실험적인 글쓰기로 유명하다. 카슨은 RUV에 시가 "아마도 지금은 산문보다 더 유용할 것이다. 시가 더 빠르고, 모두가 조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시는 간결해서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호메로스는 예외다. 호메로스는 간결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고대 그리스의 서사 시인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라는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고전학을 전공한 카슨은 수십년 동안 연구하고 가르친 고전학자다. 호메로스를 비롯한 고대 그리스·로마 문학과 신화, 철학적 주제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탁월하게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노벨상 수상으로 독자층이 늘어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글쎄요, 출판사는 그러길 바랄 것"이라며 "제 책 표지에 스티커가 붙을 것이고, 스티커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카슨을 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스웨덴 한림원은 "카슨은 고전 전통과 유희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현대 문학을 위한 새로운 형식을 창조해내 대담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카슨은 2024년 8월 파킨슨병 투병 사실을 고백했다. 그러나 병마에도 불구하고 창작 의지를 불태우며 같은 해 시집 '잘못된 규범'을 발표하는 등 최근까지도 꾸준히 집필 활동을 해왔다.

그는 투병 전에는 공책에 글을 쓰는 것이 습관이었지만 "특히 괴롭고, 민망한 증상 중 하나는 글씨체가 무너져 내린다는 것이었다"며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치료 요법의 일종으로 일주일에 3차례씩 복싱 수업에 나간다고 밝혔다. 복싱은 손과 눈의 협응력과 동작의 순서를 익히는 데 집중하게 해줘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권장되는 운동으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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