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주가 급락과 해외 원전 수주 지연으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진 가운데 전 세계 원자력발전 수요가 2060년까지 현재의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전 산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에 제출한 2025년 연례보고서에서 AI 기술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가로 원자력발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IAEA의 고성장 시나리오에 따르면 전 세계 원전 운영 용량은 2024년 대비 2050년 2.6배인 992기가와트(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위해 앞으로 25년간 676GW 규모의 신규 원전이 도입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2060년에는 전 세계 원자력발전 수요가 현재의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 설비 용량 전망치는 5년 연속 상향 조정됐다. 탄소중립 정책과 전력화 확대에 더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지목됐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SMR이 향후 신규 원전 설비 용량의 24~28%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은 최근 원전 관련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내 대표 원전 관련주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3일 5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2일 7만1,100원과 비교하면 16.5% 하락한 수준이다. 한전기술도 같은 기간 11만2,200원에서 9만3,600원으로 16.6% 떨어졌다.
원전 산업의 성장 기대와 달리 실제 해외 프로젝트의 계약과 수주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19일 현대건설 보고서에서 '원전은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라는 제목을 달았다. 원전 사업의 성장 방향은 유지되고 있지만 계약 시점이 전반적으로 늦춰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홀텍과 협력하는 팰리세이즈 SMR 사업은 기존 원전 재가동에 자원이 집중되면서 부분 계약 논의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테라파워 SMR 사업의 실제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은 2027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본계약도 2027년 말로 전망했다.
현대건설 주가 역시 지난 16일 기준 최근 한 달간 24.5% 하락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 16일 목표주가를 27.3% 낮춘 12만원으로 제시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9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6% 증가하겠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120배에 달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연내 SMR 핵심 기자재 추가 수주가 현실화하면 위축된 투자 기대감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 성장 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달 초 두산에너빌리티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대형 원전과 SMR, 가스터빈까지 사업 영역을 확보한 데다 국내에서 핵심 원전 설비를 종합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LS증권은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해외 원전 시장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유럽과 중동에서는 대형 원전 사업이 구체화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장기적으로 대규모 원전 건설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증설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장기적으로 원전 중심의 신규 발전설비 확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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