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이 전세계 기술주를 강타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 공격적 전망을 내놓던 외국계 투자은행들도 목표 지수를 낮추며 방어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2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티모시 모 아시아·태평양 수석 주식전략가가 이끄는 골드만삭스 전략팀은 코스피 지수의 향후 12개월 목표치를 1만2000선에서 9000으로 25% 하향했다. 지난 6월 코스피 지수가 9300선을 돌파할 당시 제시한 추가 상향에 대한 입장을 4개월 만에 철회한 셈이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의 AI 설비투자 지속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과 중동 지정학적인 위기의 재확산에 따른 유가 급등이 겹치며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지난 23일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4%대 급락하며 한때 5400선을 내준 뒤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상장 철회 공시 이후 기관 매수세가 살아나며 5500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골드만삭스의 이번 목표지수 하향은 한국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티모시 모 수석 전략가는 지난 6월 코스피 목표치 1만2000을 제시한 뒤 7월과 8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의 청산 여파가 겹쳐 주요 지수가 급락했음에도 기존 전망을 바꾸지 않았다.
모 수석 전략가는 지난달 초 블룸버그 인터뷰까지만 해도 올해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이익이 약 4배 가량 늘고 내년에도 35%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대한 기대로 국내 증시의 고점 재도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AI 산업이 마주한 전력 조달 병목과 자금 조달 능력의 부재, 실질적인 투자수익률 확보에 대한 의문이 커지며 모 전략가 등이 제시해왔던 낙관론이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지난주 한국 증시는 물론 미국 증시를 같아한 기술주 투매에 대해 노무라 증권의 찰리 맥엘리엇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술주 투매는 연말 수익률 확정을 앞둔 기관들의 손실 회피로 인한 것으로 극단적인 가격 급변동이 이어진 이례적 거래 행태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월가 투자은행 가운데 대형 성장주, 기술주의 고점 이탈 전망을 내놨던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S&P500 기준 장기 추세선 하단까지 5% 포인트의 추가 하락 여력이 있다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현재 한국 증시의 하락이 과도한 공포를 반영했다는 시각도 내비쳤다. 현재 반도체 업종의 주가는 2027년 업계의 이익이 65% 가량 감소한다는 가정을 반영한 만큼, 현재 주가 수준에서 한국 증시의 위험대비 보상 매력은 오히려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증권가를 비롯해 월가 기관들도 이번 주 예정되어 있는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증시의 방향성을 가를 거대한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오는 28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기를 시작으로 29일 삼성전자의 확정 실적 및 주주환원 규모 확정 발표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 같은날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이 실적을 내고, 30일에는 아마존과 인텔 실적과 함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결정도 연이어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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