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 누르고, 납기 흔들고…미국에 달린 한화솔루션·에어로 실적

배창학 기자

입력 2026-10-29 18:06   수정 2026-10-30 11:50

화학 누르고, 납기 흔들고…미국에 달린 한화솔루션·에어로 실적

솔루션, 태양광 흑자 불구 화학 적자 충격
에어로, 영업익 급감…지상방산 이익률 1.7%
미국 시장 본격 공략…4분기 실적 좌우
(제작=생성형 AI)
지난 2분기 역대급 실적을 썼던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개 분기만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은 적자 전환한 석유 화학 부문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주포, 다연장 로켓 같은 주요 무기의 인도 일정 조정이 각각 3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4분기 실적 반등은 양사가 공을 들이는 미국에서 언제 수익을 내는지에 달렸다.

▲태양광 버니까 화학 잃네
(제작=생성형 AI)
한화솔루션은 지난 3분기 매출액 3조 9,486억 원, 영업이익 90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영업익은 증권사 전망치(2,105억 원)를 57% 밑돌았고 직전 분기(3,065억 원)와 비교하면 70.5% 감소했다.

태양광을 담당하는
신재생 에너지 부문은 흑자를 뒷받침했다. 매출은 2조 1,632억원, 영업익은 1,051억 원으로 미국향 모듈 판매량 확대와 주택용 에너지 시장 성장세가 실적을 이끌었다. 그러나 전 분기보다 매출은 12.9%, 영업익은 36.8% 줄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회사가 미국 발전 관련 출하와 주택용 에너지 매출 급증을 예상하며 3분기 신재생 에너지 매출이 늘고 영업익은 전 분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석유 화학 부문도 실적을 끌어내렸다.
케미칼 부문은 3분기 매출 1조 3,426억 원, 영업손실 447억 원으로 2분기 871억 원의 영업익보다 수익성이 1,318억 원이나 악화됐다. 전체 수익성 악화분의 60% 넘는 금액이 케미칼에서 발생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제품 가격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앞서 비싸게 산 원료들이 뒤늦게 생산 과정에 투입되면서 수익성을 떨어뜨렸다. 판매가가 원가보다 더 빠르게 하락하는 '역래깅' 여파가 컸다. 첨단 소재 부문이 북미 시장에서 호조세를 이어가며 389억 원의 영업익을 거뒀지만 석유 화학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만 원 팔면 174원 남네
(제작=생성형 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분기 매출 6조 943억 원, 영업익 4,520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 영업익은 46% 낮아졌다. 주력 사업인 지상 방산 부문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지상 부문 매출은 1조
2,455억 원, 영업익은 217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약 1.7%에 그쳤다. 제품을 1만 원어치를 팔면 수중에 174원 남는다는 뜻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29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폴란드 K9 2차분을 포함한 주요 물량이 4분기에 소화돼 인도될 것이라며 3분기 일부 물량을 2분기에 앞당겨 보낸 여파도 있었다고 밝혔다. 앞뒤 분기로 인도가 집중되면서 이번 분기에는 공백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실적은 빠졌지만 지상 방산 수주 잔고가 약 35조 원에 달하는 만큼 따낸 일감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연결된다면 단번에 반등할 수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항공 우주 부문도
힘을 보태지 못했다. 매출은 6,599억 원이었지만 영업손실은 24억원에 그쳤다. 미국 프랫앤휘트니(P&W)와의 국제 공동 연구 개발 사업에 속한 기어드터보팬(GTF) 엔진 탓이다. 엔진의 경우 일회성 판매보다 오랜 기간 유지·보수·정비(MR) 과정에서 투자 금액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팔 때 손해를 감수하는 게 일반적이다.

연결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은 다기능 레이다를 비롯한 중동 방산 수출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매출(8,316억 원)과 영업익(991억 원)이 각각 30%, 60% 전후 뛰었다. 한화오션도 고수익 상선을 중심으로 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친 덕분에 매출(3조 4,139억 원)은 13%, 영업익(4,857억 원)은 68% 불었다.

자회사들의 실적이 좋은데도 회사 전체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4분기에는 주력인 지상 방산 부문의 만회 여부가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솔루션은 가격, 에어로는 인도 관건
한화큐셀 미국 카터스빌 공장 전경. (사진=한화솔루션)
두 회사의 4분기 실적은 서로 다른 조건에 달렸다.

먼저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모듈의 판매 가격 상승이 실적에 반영되는 속도가 4분기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의 수입 규제 강화 등으로 현지산 태양광 모듈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카터스빌에서 만들 내년치 모듈도 완판 상태라고 전했다. 과정에서 내년도
기가와트(GW)급 모듈의 평균 판매가도 올해보다 10% 이상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그러면서도 실적 반영 시차와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의 일정 및 원가 변동에 따라 단기 실적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했다.

미국 카터스빌 공장 가동률도 실적 안정화의 키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6월 미국 카터스빌에 셀 공장이 준공돼 가동되고 있다며 공정 안정화에 따라 가동률을 점진적으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현지 생산이 활성화되면 고정비 부담은 축소하는 동시에 미국 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AMPC) 액수는 확대할 수 있다.

세액 공제만으로 흑자를 유지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체 수익성 개선만으로도 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제언에서다. 2분기 신재생 에너지 영업익 1,664억 원에는 AMPC 2,140억 원이 녹아져 있다. AMPC를 단순 차감하면 476억 원 손실이었던 것이다. AMPC 규모가 3분기와 4분기에도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생산 혜택이 실적을 떠받치는 동안 공장 가동률 향상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게 주효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뤄둔 물량을 하루빨리 털어내는 것이 우선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폴란드 K9과 천무 2차 물량 인도가 속도를 내고 이집트와 호주 K9 사업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실적도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직전 폭발 사고로 7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사업장은 사이에 풀어야 할 숙제다. 사고로 지상 무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동시에 법적 리스크도 떠안게 돼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인도 일정을 늦추는 동시에 일회성 비용도 더해졌던 점이 3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미국서 넓힌 기회…양산·수익으로 연결해야
K9MH의 포탄 사격 장면. (사진=한화디펜스USA)
실적이 주춤한 사이 미국 사업은 진전을 보였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6월 카터스빌 준공을 통해 태양광 소재 풀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됐다. 현지 공장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면 고정비와 생산비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석유 화학은 태양광과는 또 다른 과제로 중국산 저가 공세 등을 넘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8월 미 육군 기동 전술 화포(MTC) 사업의 시제품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달 K9 차륜형 자주포, 시험 제식명 'XM1776' 시제 1호기를 납품했다. 다음 목표는 시제품을 넘어 대규모 양산품으로 채택되는 것이다. 추가 발주도 주목된다. 당초 계약은 시제품 6문을 우선 공급하고 12문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었는데, 미 육군이 지난달 옵션 물량 가운데 3문을 추가 주문하면서 확정분이 9문이 됐다. 초도 계약 금액은 1억 30만 달러, 옵션을 모두 포함하면 최대 2억 6,290만 달러다.

미 육군은 시제품 시험 평가를 거쳐 2028 회계 연도에서 양산 여부를 정하려는 중이다. 향후 본 사업에서 약 500문을 도입할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그러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에 탄약 생산 거점도 구축해 K9 차륜형 자주포 양산에 힘을 실어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국 법인인 한화디펜스USA는 지난달 아칸소주 파인블러프 육군 기지에 현지 사무소를 개소했다. 향후 7년간 22억 달러, 우리 돈 약 3조 원을 투자해 탄약 생산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자주포와 탄약을 현지에서 동시에 생산해 미국에서의 사업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