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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든 애경산업…K뷰티 날아갈 때 나홀로 '적자'

박승원 기자

입력 2026-11-02 17:44  



K뷰티가 유례없는 호황을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애경산업만 나홀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수출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애경산업은 중국 사업 부진과 마케팅 비용 부담 등으로 올해 3분기 다시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60% 이상 감소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K뷰티 성장의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출 늘어도 적자…수익성 '빨간불'

2일 애경산업은 장 마감 후 잠정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904억원, 영업손실은 3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증가하며 3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 애경산업의 매출은 1,693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기록했다. 1년만에 외형은 확대된 반면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셈이다.

실제 애경산업은 지난해 4분기 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6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 4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60% 가까이 급감하면서 수익성 회복은 제한적이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생활용품과 화장품이 글로벌에서 성장세를 유지했다"면서도 "중장기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앰버서더 기용과 체험형 마케팅 등 브랜드 투자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K뷰티는 잘나가는데…中 의존도가 '발목'

문제는 애경산업의 실적 부진이 글로벌 K뷰티 시장의 성장세와 대비된다는 데 있다. 국내 뷰티 기업들은 미국과 일본, 유럽 등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과 달리 애경산업은 기존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애경산업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에이지투웨니스(AGE20'S)'는 중국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했지만, 현지 소비 둔화와 유통망 재편 등으로 성장세가 본격화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 간 거래(B2B) 물량이 줄어든 것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미국에서는 올리브영 입점과 '코스모프로프 라스베이거스 2026' 참가를 통해 현지 시장 공략을 강화했으며, 일본에서는 AGE20'S 시그니처 팩트가 큐텐 메가와리 행사에서 높은 판매 실적을 거두는 등 성장세가 나타났지만, 중국 사업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현재 애경산업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일본과 미국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본에서는 색조 브랜드 루나(LUNA)를 중심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화장품과 생활용품 유통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만 중국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 공백을 신규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메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란 평가다.

▲연간 영업익 65% 급감 전망…실적 반등은 언제

더 큰 문제는 3분기 실적 부진이 올해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가 추정한 애경산업의 올해 연간 매출액은 7,37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영업이익은 74억원으로 지난해 211억원보다 약 6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4년 468억원이었던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약 84% 줄어드는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지난 2023년 9.3%에 달했던 애경산업의 영업이익률은 2024년 6.9%, 지난해 3.2%로 하락했다. 올해 전망치를 적용할 경우 영업이익률은 약 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이 늘어나더라도 이익으로 연결되는 비중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중국 사업 구조조정과 신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 비용 확대가 수익성 악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 확보를 위한 광고·판촉비와 해외 유통망 확대 비용이 단기간에 증가할 경우 매출 성장에도 이익 개선 속도는 더딜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현재 애경산업이 미국 월마트 등 현지 유통망을 통해 바이케어와 헤어케어 제품 등 생활용품 사업의 해외시장 확대를 추지하고 있지만, 신규 시장 매출 확대를 위한 초기 판촉과 마케팅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단기 수익성에는 부담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태광 품에서 반등 노린다…해외사업 재편 시험대

결국 애경산업의 향후 실적은 해외사업 구조조정과 브랜드 경쟁력 회복에 달려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쏠린다. 특히 중국 중심의 화장품 사업 구조를 미국과 일본 등으로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빠르게 신규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태광그룹 컨소시엄의 경영 참여 이후 추진되는 사업 전략 변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현재 애경산업은 화장품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해외 유통망 확대 등을 통해 성장 기반을 재정비하고 있다.

뷰티업계에선 해외 매출 증가 그 자체보다 중국 사업의 손실 축소와 신규 시장에서의 수익성 확보 여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 사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미국과 일본 등에서 판매 규모가 확대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실적 회복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신규 시장 진출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중국 사업의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연간 실적 개선도 지연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수익성"이라며 "중국 사업의 적자 폭을 줄이고 미국과 일본 등 신규 시장에서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애경산업의 실적 반등 시점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경산업은 글로벌 시장 다변화, 핵심 브랜드 경쟁력 강화, 유망 카테고리 중심 포트폴리오 확대 등의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별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다져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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