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창신9·10구역은 20년 가까이 재개발이 추진돼 왔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낙후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최근 관할 구청이 재개발에 필요한 주민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업이 멈춰 서면서, 사업 지연에 대한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오늘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재개발이 추진 중인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주택.
집 안으로 들어서자 벽 곳곳에 번진 곰팡이가 눈에 띕니다.
좁고 가파른 골목에는 주차는 물론 소방차 진입조차 어렵습니다.
이곳 창신9·10구역은 지난 6월 사업시행자 지정을 신청했지만, 종로구청이 동의서 징구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5개월째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종로구는 추진 주체가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4,000만 원 상당의 물품 제공을 약속해 주민들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침해했다고 판단해 동의서를 다시 받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주민들은 낡은 집에서 더는 버티기 어렵다며, 구청장이 바뀐 뒤 사업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류찬동: 옛날 구청장님이 막 도와주려고 했는데 유찬종 구청장님께서 싫어하는 표현을 내셔가지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임춘택: 물이 막 흐르고 어떻게 사는지 몰라…소방차도 못 들어와.]
[정화신/ 창신동 공인중개사: (재개발) 시급해요. 솔직히 세도 잘 들어오지도 않고. 구청장 바뀌기 전에 (동의서) 낸 건데 새로운 구청장이 말을 바꿨다고 생각하거든요.]
동의서 재징구 요구를 놓고 두 구역의 대응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창신10구역은 동의서 재징구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지만, 창신9구역은 구청의 요구를 받아들여 동의서를 전부 다시 받기로 했습니다.
[강대선 창신10구역 추진위원장: 법적으로 문제없는 동의서 다시 받아야 된다 그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종로구청이) 이걸 빌미 삼아 지연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하죠.]
서울시는 이러한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을 30일 안에 처리하고, 보완 조치는 최대 두 번으로 제한하는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빨리 행정 처리를 해야 소송을 가던 행정심판을 하던 할 건데, 가만히 있다가 보완을 해버리면 제일 우려하는 게 이런 거…]
종로구는 신탁사에 원주민과 상가 세입자의 정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업무협약도 제안했다며, 문제가 해결되면 서울시 지침에도 적극 협조할 방침입니다.
[종로구 관계자: 당연히 주거 환경을 개선해야 된다는 것은 충분히 공감을 하고 재개발 방식이 원활하게 추진되려면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서 전면 재징구 방침을 세운 거고…]
재개발 절차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사이,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의 불편과 걱정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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