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상상도 못해"…태영호 공사가 전한 北외교관 실상

입력 2017-01-08 09:00   수정 2017-01-08 11:57

"건강검진 상상도 못해"…태영호 공사가 전한 北외교관 실상

박봉에 의료 사각지대 방치…"김춘국 伊대사 간암 사망 보도는 사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홍국기 기자 = 태영호 전 주(駐)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8일 박봉과 지원 미비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북한 외교관들의 생활 실태를 전했다.

태 전 공사는 서울 연합뉴스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외교관이) 정상적으로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춘국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가 간암 말기 상태인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현지에서 사망했다는 지난해 연합뉴스 보도를 "사실"이라고 확인하며 이같이 말했다.

외무성 유럽국장을 지낸 고위 외교관인 김 대사는 평소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다가 뒤늦게 간암 판정을 받고 지난해 2월 현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안다고 대북 소식통이 당시 밝힌 바 있다.

대사는 1천100달러(131만원), 공사는 700∼900달러 수준에 그치는 북한 외교관 월급으로는 중병 치료를 받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태 전 공사의 설명이다.

그는 "북한은 국가적으로 의료비를 부담해 주는 체계가 없다"며 "치료를 한 번 받으려면 대사가 한 공관의 예산을 다 써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달 27일 통일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는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의 모든 외교관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돈(생활비)을 번다"고 밝히기도 했다.

태 전 공사는 해외에 나와 북한 체제의 불합리성을 느끼면서도 체제 선전의 최일선에 나서야 하는 외교관들의 내적 갈등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북한 외교관의 처지를 강도가 목에 칼을 들이댄 상황에 비유하며 "공식 활동에서 상대방이 김정은을 헐뜯는다면 모든 여력을 다해 (김정은을) 옹호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금방 목이 날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귀순 사실이 국내에 알려졌을 당시 유창한 영어로 북한 체제를 영국 사회에 선전하는 모습이 유튜브 동영상 등으로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북한을 '노예사회'라고 규정한 그는 또한 "북한은 연좌제의 나라"라며 "자식이 반(反)체제 활동을 하거나 김정은을 비난하는 발언을 하다 국가안전보위부에 잡히면 해외에서 김정은을 옹호하던 부모들도 북한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kimhyo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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