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 세종의 명으로 이순지와 김담이 1442년 완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역법서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의 새 번역본이 43년 만에 출간됐다.
한국고전번역원은 해와 달,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 등 칠정(七政)의 움직임을 우리나라 환경에 맞춰 추산하는 방법을 설명한 책인 '칠정산내편'(전 2권)의 번역본을 펴냈다고 9일 밝혔다.
앞서 천문학자인 유경로·현정준·이은성은 1974년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제156∼158권에 실려 있는 '칠정산내편'을 함께 번역한 바 있다.
이번 번역본은 한영호 건국대 교수, 이은희 연세대 천문대 선임연구원, 강민정 전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 수석연구원이 우리말로 옮겼다.
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 수업을 듣고 전통 천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단어로 번역했고, 원문 해석뿐만 아니라 해설과 수식을 적용한 예를 함께 수록한 것이 특징이라고 고전번역원은 설명했다.
책은 역일(曆日), 태양(太陽), 태음(太陰), 중성(中星), 교식(交食), 오성(五星), 사여성(四餘星) 등 7개 장으로 구성된다.
강민정 전 수석연구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5세기 동아시아에서는 모두 중국이 만든 역법을 받아들여 달력을 만들었다"며 "칠정산내편은 조선의 과학기술이 뛰어났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칠정산내편이 간행되면서 일식, 월식, 절기 변화 등 다양한 천문현상을 베이징이 아니라 한양을 기준으로 계산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1권 520쪽, 2권 424쪽. 각권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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