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표 비대위' 인선 007작전 방불…'정족수를 사수하라'

입력 2017-01-09 21:05  

'인명진표 비대위' 인선 007작전 방불…'정족수를 사수하라'

親朴주류 저지 속 5시간 걸린 상임전국위…몸싸움에 공항 첩보전까지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핵심을 집중 겨냥한 '인적청산'의 초강수를 던진 인명진표 비상대책위원회가 첫걸음을 떼는 과정은 길고도 험난했다.

새누리당은 9일 오후 7시께 상임전국위를 열어 비대위원 인선안을 포함 두 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애초 2시 소집됐던 상임전국위가 개의하는 데만 장장 5시간이 걸린 셈이다.

친박 주류의 조직적인 참석 저지 속에 정족수를 채우기 위한 지도부와 사무처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버스와 비행기를 동원해 전국 각지에서 위원을 섭외했고, 기다림에 지쳐 회의장을 빠져나가려는 위원을 온몸으로 막아서는가 하면 마지막 1명을 채우기 위해 의원 4명이 인천공항으로 '출동'하기도 했다.

동시에 상임전국위 정수 조정이라는 최후의 수단이 사용되면서 '편법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초반 지도부의 표정은 암울했다. 예정된 회의 개의 시간이 30분이 지나도록 정족수는 턱없이 부족했고, 지난 6일 친박 주류의 저지로 회의가 무산된 상황이 반복되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원내·외 참석자들은 저마다 분주하게 전화를 걸며 참석을 독려했지만 좀처럼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정우택 원내대표와 박맹우 사무총장의 얼굴엔 불안하고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시간 가까이 흘러 마침내 연단에 오른 정 원내대표는 "보수정당의 적통을 지키면서 대선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 모두가 이렇게 노력하는 마당에 아직도 당의 공식행사를 물리적 또는 다른 방법으로 방해하는 세력이 지금도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무총장은 "부인까지 동원해서 전화하는가 하면 회유와 협박을 하고, 또 여기(회의장)까지 왔는데도 문 앞에서 기다리면서 가로막아서는 정말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도부는 투트랙으로 해법을 모색했다.

일단 정족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됐다. 당연직 요건의 임기가 만료된 위원부터, 탈당 의사를 밝힌 위원, 당비를 미납한 위원에 이르기까지 '위원 면직' 사유를 찾아 당헌·당규부터 당원명부에 이르기까지 샅샅이 뒤졌다.

동시에 국회 정보위의 해외 시찰을 마치고 귀국 예정인 이철우 경북도당위원장을 포섭하기 위해 박맹우 사무총장과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 김정재 원내대변인 등이 인천공항으로 급파됐다.

같은 시간 서청원 의원을 위시한 친박계 의원실 보좌진들은 회의장 주변을 에워싸고 동향을 살피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오후 18시 50분 이철우 의원이 회의장 복도에 모습을 드러내자 입구에서 기다리던 당 사무처 직원들로부터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굳은 표정으로 바삐 전화를 돌리는 친박계 보좌진의 모습이 대조를 이뤘다.

곧이어 지도부는 "총 45명 중 23명 참석했다"는 성원보고를 통해 개의를 선언했고, 안건 의결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5시간의 기다림 끝에 개의된 회의는 단 8분 만에 산회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 대해 "정치는 인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회의 후에도 잡음은 계속됐다.

서 의원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자유당 시절 4·19 혁명의 원인이 된 '사사오입'과 다르지 않은 폭거"라고 반발하면서 "이 모든 불법과 반칙은 인 위원장의 책임"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지도부의 정수 조정 방식에 대해 "당헌규정을 무효화시키는 불법이며, 공당의 근본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논란을 예고했다.

minar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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