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제조업 일자리 감소, 가볍게 보면 안 된다

입력 2017-01-10 18:08  

<연합시론> 제조업 일자리 감소, 가볍게 보면 안 된다

(서울=연합뉴스) 갈수록 태산이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제조업 고용 불안이 심상치 않다. 작년 12월 현재 고용보험에 가입한 제조업 상시근로자 수는 358만1천 명으로 1년 전보다 400명 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매달 집계하는 행정통계에서 제조업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가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0월 이후 7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선박, 철도, 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에서 3만1천 명이 감소했다.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 제조업은 1만2천600명 줄어 3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장기간 저성장과 수출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구조적으로는 생산 자동화가 겹치고 여기에 조선업 구조조정까지 작용한 결과라고 한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고용보험 가입 상시근로자 수는 1천263만7천 명으로 도소매, 숙박음식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2.4% 늘었다.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제조업 부문의 고용 불안을 가볍게 여길 일은 아니다. 치킨집, 찻집, 음식점 등 상당수 서비스업은 이미 포화상태에 진입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퇴직 후 창업에 나섰다가 몇 개월 만에 문을 닫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충분한 돈벌이가 못 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상당수 제조업 일자리는 중산층의 비교적 안정적인 소득원이다. 이번 조사에서 제조업체 중 300인 이상 대기업의 상시근로자는 6천100명 줄었다.



해외 사례를 봐도 제조업 일자리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전부터 특정 기업들을 상대로 보호무역주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 초점은 주로 제조업 일자리에 맞춰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고율 관세 엄포에 자국 업체인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일본의 도요타 등이 이미 미국 내 공장 증설 등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5일(현지시간) 도요타를 상대로 "미국에 공장을 지어라. 그렇지 않으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 한다"고 경고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며칠 후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 사장은 100억 달러(약 12조 원)를 5년간 미국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리쇼어링'(reshoring·해외 진출 기업의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것) 정책을 펼쳤다. 방법론의 차이는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도 제조업 일자리 확보에 신경을 썼다는 얘기다.



물론 경제가 고도화되면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공장 자동화로 제조업 고용 창출력이 갈수록 하락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다른 부문에서 충분히 공급되기 전까지는 제조업 일자리를 최대한 지켜내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4차 산업에서 신성장 동력을 만드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아직은 제조업에서 손을 놓을 때가 아니다. 정부는 최근 5개 경제 부처 합동 업무보고에서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하지만 제조업 부문의 정책으로 딱히 눈에 띄는 내용이 없었다. 정부가 제조업 일자리 확대에 더 많은 정책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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