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세탁기 관세폭탄' 삼성·LG "당장 영향은 없지만…"

입력 2017-01-11 16:22   수정 2017-01-11 16:26

'중국산 세탁기 관세폭탄' 삼성·LG "당장 영향은 없지만…"

이미 생산기지 이전…美 보호무역주의 확대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당국이 중국에서 생산한 한국업체의 가정용 세탁기에 대한 무더기 반덤핑 관세를 확정하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당장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내 보호무역주의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0일(현지시간) 중국에서 만들어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정용 세탁기에 각각 52.5%와 32.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LG전자는 "이번 상무부의 중국산 세탁기 부품 가격 책정 방법이 실제와 큰 차이가 있고 미국 내 산업에 끼친 피해가 없다는 사실을 지속해서 소명하겠다"며 "차별화된 제품으로 프리미엄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관세 장벽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삼성·LG의 직접적인 피해는 당장은 없다.

상무부는 지난해 7월 예비판정에서 두 회사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예고한 바 있으며, 이번 최종 결정에 따른 실제 반덤핑 관세 부과 시점은 이달 말부터다.

두 회사는 이미 지난해에 북미지역 판매용 세탁기의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옮겼다. 미국의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였다.

문제는 이번 조치가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과 맞물려 미국에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이번 결정은 현지 가전 시장에서 삼성·LG의 점유율이 급상승하자 위기감을 느낀 월풀이 미국 정부에 규제를 요청했고, 정부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월풀은 2015년 12월 삼성·LG가 중국산 세탁기를 미국 시장에 덤핑 판매해 자국 제조산업에 피해를 주고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며 진정을 냈다.

월풀의 제프 페티그 회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서도 "미국 제조업체, 특히 오하이오주 클라이드에 있는 공장 직원 3천여명의 만족스러운 승리"라는 성명을 냈다.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작년 1∼3분기 미국 대형가전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위(16.8%), 월풀이 2위(16.6%), LG전자가 3위(15.6%)였다. 1%포인트 내 초접전 양상이다.

미국 상무부는 2012∼2013년에도 멕시코산과 한국산 삼성·LG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다만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관세 결정은 한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 지난해 최종 승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큰 틀에서 미국의 움직임을 보면 '중국산 세탁기'가 아니더라도 다른 지역 생산 제품에 대해서도 문제를 걸고넘어질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자국 업체의 편을 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은 연일 주요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관세 폭탄을 앞세워 미국 내 생산기지 이전을 압박하면서 삼성·LG도 미국에 가전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테네시주 등 한두 곳을 공장 후보지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반기 중 결정할 방침이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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