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악용한 '아이행복카드'…복지부 "모니터링 강화"

입력 2017-01-16 11:31   수정 2017-01-16 11:37

원장이 악용한 '아이행복카드'…복지부 "모니터링 강화"

"정부 보육료 아동 1인당 월 1회 지급, 누수 원천 불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원장이 자신의 아이행복카드로 원생 수십 명의 보육료를 결제한 사건과 관련, "동일 카드로 보육료를 집중적으로 결제하는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카드사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겠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천의 한 어린이집 원장 A씨는 자신이 발급받은 아이행복카드 2장으로 지난해 7월 원생 51명의 여러달치 보육료를 결제했다가 조사를 받고 있다.

복지부는 "이천 어린이집 사건은 원장이 원생들의 부모인 것처럼 속여서 정부에 보육료를 신청한 사례"라며 "악용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사후 모니터링 시스템을 지난해 10월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보완된 시스템은 부모가 아닌 사람이 보육료 결제 시스템에서 보육료를 신청할 때 본인이 법정후견인인지 친척인지 등의 정보를 넣게 했고, '보호자로 허위 등록 할 경우 사후 모니터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 문구도 띄운다.

부모는 하나의 카드로 여러 명의 보육료를 결제할 일이 없지만, 어린이집은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

원장 A씨는 "학부모들이 제때 보육료를 내지 않아 내 카드로 결제(신청)하고 정부에서 보육료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보육료 지원은 어린이집에서 재원 일수를 확인해 부모에게 결제 인증번호를 문자로 발송하면, 부모가 아이행복카드로 어린이집 단말기, 자동응답시스템(ARS), 인터넷, 모바일을 통해 결제(신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카드사는 5일 이내에 어린이집에 보육료를 입금해주고, 정부는 다음 달에 보육료를 카드사로 넣어준다.

아이행복카드는 은행이나 신용카드사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일반적인 체크·신용카드의 기능에 보육료 결제 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어 부모 부재 시 할머니나 삼촌 등이 자신의 카드로 보육료를 결제할 수 있다.

복지부는 이런 시스템 때문에 정부 보육료가 새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보육료는 시스템상 아동 1명당 결제와 지급이 한 달에 1번만 가능하다"며 "한 카드로 여러 번 결제해도 정부 예산이 누수될 수 없고, 어린이집이 원생 수보다 보육료를 부풀려 결제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부모가 아닌 경우 결제를 원천 차단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설에 입소한 아동이나 실제 부모가 보호하고 있지 않은 아동의 경우 보호자들에게 불편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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