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U 집행위원 노린 김재열, 대한빙상연맹 회장직 내려놓고 평창조직위로 옮겨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현혜란 기자 =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국제부위원장에 임명된 배경에 김 종 전 문체부 2차관의 힘이 작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차관 등의 첫 재판에서 여형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의 진술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여 사무총장은 검찰에서 "지난해 초 문체부로부터 조직위 내에 국제부위원장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는 요청이 왔다"고 진술했다.
문체부의 이 제안은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게 여 사무총장 진술이다.
김 사장은 당시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국제빙상연맹 집행위원을 노리고 있었다. ISU 집행위원으로 뽑히면 국내 경기단체장직을 겸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직을 내려놔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문체부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에 김 사장이 참여하면 올림픽 준비에 도움이 될 테니 자리를 만들어보라고 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당시 조직위는 '조양호 위원장이 있는 만큼 별도로 상근 부위원장을 둘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이 같은 입장을 문체부에 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서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바뀐 뒤 다시금 문체부에서 국제부위원장 신설 요구가 들어왔다고 한다.
여 사무총장은 "김종 차관이 직접 전화해 국제부위원장 체제로 가면 조직위의 대외 업무 수행에 큰 도움이 될 테니 이 체제로 가면 좋겠다고 했다"며 "김재열 임명은 문체부에서 '오더'받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결국 김 사장은 지난해 6월 8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국제 부위원장에 추대됐고, 그 이틀 뒤 ISU 집행위원에 당선됐다.
김 사장은 김 전 차관 측 요구에 따라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전자를 통해 16억여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사장과 김 전 차관 측이 서로 '돕고 도우면서' 각자 이득을 챙겼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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