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웃음과 온기 넣고 떠나는 '오바마 형' 바이든 부통령

입력 2017-01-19 14:12  

백악관에 웃음과 온기 넣고 떠나는 '오바마 형' 바이든 부통령




(서울=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20일 백악관을 떠나는 조 바이든 부통령은 정치인에게 흔치 않은, 온화하고 진솔한 풍모로 평판이 높다.

딱딱하고 건조한 백악관의 일상에 온기를 불어넣었으며, 때로는 악의 없는 말실수로 너털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19일 뉴욕타임스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바이든은 지난 8년 동안 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오바마와 친구, 나아가 가족에 가까울 정도로 신뢰와 연대 관계를 형성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그에게 최고 권위의 시민상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깜짝' 수여했고, 뜻밖의 상을 받았던 바이든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8년 전 대선에서 바이든을 부통령 후보로 낙점한 게 "나뿐만 아니라 미국인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나를 더 나은 대통령, 더 나은 군 통수권자로 만들었다"며 단둘이 있을 때 직언을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고 특히 의견이 다를 때 더욱 그랬다"고 말했다. 시카고에서 고별연설에선 바이든 부통령을"나의 형"이라고까지 불렀다.

바이든은 2008년 대선 때 민주당 후보 지명전에서 오바마와 경쟁했다. 당시 그는 오바마가 세계 제일 대국을 이끌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고 공격했었다. 그러나 오바마는 후보로 결정되고 나서 외교에 밝은 그를 러닝메이트로 삼았고, 이후 그들의 우정은 계속 커졌다.

바이든은 1972년 미국 사상 최연소 상원 의원 중의 한 명으로 선출되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불과 몇 주일 뒤 교통사고로 아내와 어린 딸을 잃고, 두 아들이 큰 상처를 입어 정치를 단념하려고 했으나, "최소한 한번 시도라도 해보라"는 주위의 만류로 정치 인생을 계속하게 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30년 넘게 워싱턴과 집이 있는 델라웨어까지 매일 통근한 일화는 유명하다. 왕복 3시간이 걸리는 통근을 마다치 않은 것은 두 아들을 직접 돌보기 위해서였다.

'조 아저씨'로 불리는 그는 2010년 오바마의 최대 치적으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서명식 때 오바마에게 육두문자를 쓰며 "참 대단한 일"(This is a big fxxxxxg deal)이라고 속삭였는데 이 말이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는 한참 뒤 언론 인터뷰에서 "그때 어머니가 옆에 없었기 망정이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바이든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이어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을 도모하려던 오바마가 대선 불출마를 권유했을 때 기꺼이 수용했다.

그러나 정치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고 나서 후회가 없지 않다. 출마했더라면 트럼프를 꺾었을 것이라는 자신 때문이다.

바이든은 퇴임 후에도 정치를 계속할 예정이다. 특히 트럼프를 주시하고, 그를 비판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생각이다.

민주당은 대선은 물론 상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에 패배하고 나서 현재 지도력 공백 상태다. 바이든은 패퇴한 민주당을 다시 일으켜 세울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바이든은 다시 대선에 출마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지만 "4년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게 정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k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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