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삼성SDI·ATL에 배터리 결함 법적책임 묻지 않겠다"

입력 2017-01-23 13:35   수정 2017-01-23 15:22

삼성 "삼성SDI·ATL에 배터리 결함 법적책임 묻지 않겠다"

"갤럭시S8에도 새 검증 프로세스 적용…내달 MWC서 공개 안 해"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한지훈 기자 = 삼성전자[005930]는 23일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파악했다며, 제품 안전성을 최종적으로 검증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삼성SDI[006400], 중국 ATL 등 배터리 공급사 이름을 직접 거론하기를 피하면서, 앞으로도 이들과 협력할 계획이므로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와 관련한 법적 책임은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8을 다음 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다음은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 갤럭시노트7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유독 높아서 소손됐을 가능성은.

▲ 갤럭시노트7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전작보다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우리도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소손 원인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갖고 파고들었다. 하지만 직접적인 연관성은 찾을 수 없었다. 스마트폰 배터리는 제품마다 다 다르게 디자인된다.

-- 소손을 재현한 사례가 기기와 배터리에서 각각 몇 건이었나.

▲ 실험실에서 갤럭시노트7 20만대와 배터리 3만개로 소손 재현을 시도했다. 실제 유통된 갤럭시노트7 306만대 중에서는 0.01%가량인 330여대에서 소손이 발생했는데, 실험실에서는 소손 비율이 2배 정도로 높았다. 기기 상태에서 A사(삼성SDI) 배터리는 0.025%, B사(중국 ATL) 배터리는 0.023%였다. 실험실에서의 소손 비율이 시장에서보다 높았던 것은 시장에서 1∼2차 리콜을 통해 고객들이 많은 기기를 교환했기 때문이다. 기기 상태의 테스트와 배터리만의 테스트에서 소손 비율은 비슷했다.

-- 배터리 결함 때문이라면, 삼성SDI와 ATL에 법적 책임을 물을 생각은 없나.

▲ 작년 9월 2일 처음 리콜을 발표할 때처럼 오늘도 A사와 B사의 이름을 직접 말씀드리지 않았다. 갤럭시노트7 같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는 약 1천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약 450개의 1차 협력사와 일을 한다. 갤럭시노트7이 단종됐으나 앞으로도 그들과 일을 할 것이다. 어떤 부품이 들어오는지 안전성과 품질 측면에서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포괄적인 책임은 삼성전자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협력사에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 갤럭시S8은 언제쯤 공개할 계획인가.

▲ 갤럭시S8 공개 시점은 최종 조율하고 있다.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다음 달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는 발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수개월 동안의 조사 과정은 굉장히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었고, 재발 방지책을 갤럭시S8에 전부 반영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소비자 안전성이 한층 높아진 신제품을 선보여 여러분의 신뢰를 반드시 회복하도록 하겠다.

-- 삼성SDI와 ATL 배터리의 소손 비율은 얼마나 차이가 있었나.

▲ 두 회사 배터리의 실제 소손 비율을 비교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1차 리콜 때 A사(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제품만 회수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비율은 0.01%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실험실에서는 B사(ATL)의 소손 비율이 조금 더 높았지만 의미 없는 수준으로 생각된다.

-- 애플도 아이폰에 ATL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

▲ 스마트폰 배터리는 같은 용량이라도 모델에 따라 전부 다르다. 모델별로 주문에 따라 제조와 공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안에서도 제품마다 다른 배터리를 쓴다. ATL 리튬 이온 배터리는 업계에서 가장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 발화원인이 소프트웨어 결함이나 설계 문제라는 관측이 많았다.

▲ 언론을 통해 많은 분이 의견을 주셨다. 삼성전자를 퇴직한 선배들에게서도 연락이 많이 왔다. 삼성전자는 이런 의견들을 고려해 갤럭시노트7 커버를 연 채로 테스트했고, 배터리를 기기에 압착하지 않고 살짝 걸어놓은 상태로도 테스트를 해봤다. 또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여러 가지로 바꿔가면서 테스트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소손 비율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 1차 리콜에서 중국을 제외한 이유는.(중국 CCTV 질문)

▲ 당시 중국향 갤럭시노트7에 탑재한 B사(ATL) 배터리에서는 A사(삼성SDI) 배터리의 결함이 나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해 나중에 B사 배터리에서도 A사 배터리와 다른 문제가 나왔다. 이제와서 돌아보니 그 때 중국 소비자 여러분께 좀 더 자주 커뮤니케이션 했다면 '이중 잣대' 논란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중국 소비자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중국 CCTV 질문)

▲ 중국 소비자들이 마음 상하고 불편했던 점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깊이 사과드린다. 중국은 노트 시리즈에 대해 세계적으로 그 어느 곳보다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준 국가이자 시장이다. 삼성전자가 지금 중국에서 많이 어려운데, 아직 삼성 브랜드와 노트 시리즈를 아껴주는 중국 소비자들을 다시 진정성 있게 찾아뵙고 더 잘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보겠다.

-- 제품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애플 아이폰 출시 전에 시장을 선점하려고 일찍 출시한 것 아닌가.

▲ 삼성전자는 봄에 갤럭시S 시리즈를, 가을에 노트 시리즈를 출시해왔다. 작년 8월 2일에 갤럭시노트7을 공개하고 19일에 판매를 시작했는데, 일정을 보면 경쟁사를 의식해서 서두르지는 않았다. 예년보다 1주일 정도 빨랐는데 이 정도는 통상 왔다갔다 할 수 있다.

-- ATL 배터리에서 뒤늦게 결함이 발생한 것은 1차 리콜 후 삼성SDI 물량이 그쪽으로 몰렸기 때문 아닌가.

▲ B사(ATL)는 리튬 이온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회사이고, 생산량이 연간 수 억대 수준이다. 100만∼200만대 정도의 물량이 추가됐다고 해서 B사에 압박이 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A사(삼성SDI) 배터리에서 나오지 않은 문제가 B사 배터리에서 나왔지만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고, 그 점에 대해 소비자 여러분께 사과드리고 싶다.

-- 삼성SDI 배터리 우측 상단 코너의 눌림 현상은 기기 장착 전부터 나타난 것인가.

▲ 입고 상태의 배터리에서도 우측 상단의 젤리롤 눌림 현상을 확인했다. 배터리를 기기에 압착하지 않고 살짝 걸어놓은 채로 테스트하거나 배터리만 테스트 했을 때도 소손이 발생했기 때문에 장착 전부터 눌림 현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 배터리의 얇은 분리막은 높은 에너지 밀도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었나.

▲ 높은 에너지 밀도 자체만 문제가 됐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사실 삼성전자는 배터리 제조사가 배터리 분리막 두께를 어떻게 만드는지에 관한 지식은 없었다. 지난 3개월 간 계속 분석하면서 분리막이 어느 정도 돼야 하고, 미흡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았다.

-- 스마트폰은 연간 단위로 개발되는데 소비자들이 곧 출시되는 갤럭시S8을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을까.

▲ 삼성전자 내부 분석이 마무리된 것은 작년 11월 말이었다. 8가지 배터리 안전성 검사 프로세스 중 상당수는 이미 하고 있는 것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고, 해체 분석, TVOC 검사, X레이 등을 추가했다. 지난 3∼4개월 동안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임직원들은 거의 주말도 없이, 때로는 밤을 새워가면서 같이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우리가 혹시 모르고 부족한 것은 없는지 늘 겸손하고 듣는 자세로 일하겠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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