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총선서 극우 포퓰리스트 득세 우려에 강경 메시지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가 총선을 몇 주 앞두고 이민자를 겨냥해 "적응하기 싫으면 떠나라"는 내용의 신문 광고를 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뤼테 총리가 몇몇 현지 신문 한 면을 통째로 빌려 통합되지 않는 이민자들에 대한 우려를 담은 편지 형식의 광고를 실었다고 보도했다.
뤼테 총리는 "적응을 원하지 않고, 우리가 사는 방식을 공격하고, 우리의 가치를 거부하는 사람들, 성 소수자를 공격하고,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에게 소리를 지르고, 평범한 네덜란드인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나 역시 같은 기분을 느낀다"면서 "평범하게 행동하거나 떠나라"고 지적했다.
뤼테 총리는 현지 AD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네덜란드의 가치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선택권이 있다. 떠나라"며 같은 메시지를 거듭 전달했다.
중도 우파인 그가 갑작스레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오는 3월 15일 예정된 총선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총선에서 난민 문제가 첨예한 이슈로 떠오르며 반(反)이슬람, 반이민, 반유럽연합의 기치를 앞세운 극우 자유당(PVV)이 날로 세력을 키우고 있다.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자유당은 프랑스의 '국민전선(FN)',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과 함께 유럽 내 대표적인 포퓰리스트 정당이다.
빌더르스 대표는 뤼테 총리의 광고에 대해서도 완전히 거짓말이라며 "(뤼테 총리는) 국경 개방, 난민 쓰나미, 대규모 이민, 이슬람화, 거짓말과 속임수의 인물"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자유당은 최근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이번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지만, 온전히 정권을 잡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자유당이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뤼테 총리의 자유민주당(VVD)를 2∼6석 앞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는 충분하지 않다며 다른 당과 손을 잡고 연정을 구성하는 우회로를 택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BC도 빌데르스 대표가 승리를 거두더라도 뤼테 총리가 자유당과 손을 잡지 않겠다고 하면 연정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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