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도 던진 가브리엘, 쪼그라든 사민당의 승부수 주목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의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이 빅 뱅을 예고했다.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이 오는 9월 24일로 총선 일시를 확정한 가운데 사민당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당수는 이 총선에서 자당의 총리후보 불출마를 선언했다고 24일(현지시간) 독일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2009년부터 당수를 맡아온 그는 당수직도 내놓기로 하고 지난 17일 유럽의회 의장을 마친 뒤 독일 정치권으로 컴백한 마르틴 슐츠에게 당권과 총리후보 자리를 동시에 넘기기로 했다.
이에 앞서 현지 일부 언론은 슐츠 전 의장이 총리후보직에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지인들에게 밝혔다고 보도함으로써 중도우파 기독민주당 당수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이번 총선에서 맞붙을 사민당 후보는 결국 가브리엘 당수로 결정될 것으로 관측됐다.
가브리엘 당수는 그러나, 자신의 대중적 인기가 슐츠 전 의장보다 많이 떨어질 뿐 아니라 메르켈 총리와 상대한 경쟁력에서도 크게 밀린다는 점을 인정하고 전격적으로 이러한 단안을 내렸다.
현재 집권 다수 기민당-기독사회당 연합과 소수당 파트너인 사민당 간 대연정에서 부총리 겸 경제장관을 맡고 있는 가브리엘 당수는 다음 달 12일 대통령선거를 통해 가우크 대통령의 후임자가 되는 같은 사민당 소속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교부 장관의 후임으로 자리를 옮길 계획이다.
대체로 독일 정치권의 전통을 보면 연정 파트너의 수뇌는 부총리를 겸하는 외교장관을 맡는 경우가 많지만, 그동안 가브리엘 부총리는 예외적이었다.
독일 대연정은 이로써 가브리엘 부총리 겸 경제장관의 후임에 사민당의 브리기테 치프리스 여성 의원을 기용하는 등 연쇄 인선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포쿠스온라인이 전했다.
치프리스 의원은 과거 게르하르트 슈뢰더 정부와 메르켈 1기 정부 등에서 법무부 장관과 내무부 차관, 경제부 차관을 지내는 등 풍부한 행정 경험을 지녔다.
한편, 이번 승부수로 메르켈의 총리직 4연임 저지를 위한 사민당의 경쟁력이 긍정적으로 변화할지 주목된다.
최근 독일 주요 여론조사 전문기관들이 내놓은 정당지지도를 보면 기민-기사당 연합 33.5∼38.0%, 사민당 20.0∼22.0%, 독일대안당 10.5∼15.0%, 좌파당 9.0∼11.0%, 녹색당 8.5∼10.0%, 자민당 5.0∼7.5%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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