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싸우는 아웅산 수치는 트럼프와 닮은꼴"

입력 2017-01-27 16:41  

"언론과 싸우는 아웅산 수치는 트럼프와 닮은꼴"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문제를 둘러싸고 언론과 진실공방을 벌이고 관영 매체를 동원해 여론전을 펴는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가 언론을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닮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BBC는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인종 청소' 논란이 불거진 지난 석 달여간 수치가 주도하는 미얀마 정부의 언론대응 방식 등에 대한 조나 피셔 현지 특파원의 경험담을 27일 온라인 기사로 게재했다.

'미얀마의 로힝야족 : 진실, 거짓 그리고 아웅산 수치' 제하 기사에서 피셔 특파원은 "도널드 트럼프와 수치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지도자는 나이가 70세 전후라는 것 외 언론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공통으로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부터 언론에 적대감을 드러내 왔고, 취임식 인파 집계 보도 문제 등으로 취임 초기부터 언론과 전쟁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미얀마 민주화와 인권의 상징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수치는 과거 군부 통치 시절 민주화 운동가로서 언론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수많은 언론인이 위험을 감수하며 전한 그의 발언은 핍박받는 대중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 덕분에 미얀마에서 수치의 이름 앞에는 '여사'(Daw 또는 the lady)라는 표현이 들어간다.

피셔 특파원은 그러나 수치가 권력을 손에 쥔 뒤부터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그녀는 미얀마 언론과 인터뷰하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일부 외신들과 신중하게 접촉했다. 2015년 11월 총선 승리 후 근 14개월 동안 제대로 된 기자회견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권력자' 수치가 주도하는 미얀마 정부는 과거 군부 통치 시절을 떠올리게 할 만큼 능수능란한 선전활동도 하고 있다.

로힝야족 학대 논란이 이어진 지난 3개월여간 미얀마 관영 일간지에는 외신 보도를 반박하는 기사가 거의 매일 실렸다.

물론 로힝야족에 관한 질문이 나올 게 뻔한 인터뷰 요청은 무시했다.

피셔 특파원은 그 증거로 지난해 11월 수차례에 걸친 인터뷰 요청과 이에 대한 수치 대변인의 성의 없는 응대가 기록된 모바일 메신저 대화창도 공개했다.

또 그는 로힝야족 학살 논란을 검증하기 위해 당국에 수차례에 걸쳐 현장 취재 허용을 요청한 끝에 승낙을 받았지만, 결국 라카인주 현장에서 군 당국에 의해 제지당한 상황도 소개했다.

BBC는 수치가 권력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군부 시절에 만들어진 헌법 때문에 군과 경찰 통제권을 갖고 못해, 군의 로힝야족 탄압을 막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관영 언론을 동원한 노골적인 선전선동까지 제지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는 게 피셔 특파원의 지적이다.

더욱이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 수치의 지시로 가동된 조사위원회도 군부 측이 세운 장성 출신의 민트 스웨 제1 부통령이 위원장을 맡아 로힝야족 탄압을 부인하는 최종 조사결과를 내놓을 전망이어서, 로힝야족 학대에 관한 논란이 완전히 검증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미얀마군은 지난해 10월 9일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서부 라카인주 마웅토의 경찰초소가 괴한의 급습을 받아 9명의 경찰관이 목숨을 잃은 뒤, 이 지역을 봉쇄하고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정부는 작전 과정에서 무장세력과 군인 등 8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유엔은 지금까지 최소 6만5천 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대피했다고 집계했다.

주민들은 작전에 나선 군인들이 민간인을 상대로 성폭행과 방화, 고문을 일삼으면서 '인종 청소'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미얀마 정부는 이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해왔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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