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차분함 속 추모공원 북적…광화문·임진각선 합동차례

입력 2017-01-28 15:59  

'설 명절' 차분함 속 추모공원 북적…광화문·임진각선 합동차례

기온 오르자 관광지·놀이공원·쇼핑몰로 나들이 발길 이어져

성묘객 차량·이른 귀경차량 몰린 고속도로는 정체

(전국종합=연합뉴스) 설날인 28일 전국 각 가정에서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이 함께 차례를 지내며 조상의 음덕을 기렸다.

오전까지 다소 쌀쌀한 날씨에 차례와 성묘를 마친 시민들은 오후 들어 기온이 오르자 고궁이나 공원에서 민속놀이를 즐기거나 관광지를 찾아 밀린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전국 주요 고속도로는 성묘 차량과 이른 귀경차량이 뒤엉키면서 곳곳에서 심한 정체를 보였다.


◇ 광화문광장·임진각서 합동 차례…추모공원에 성묘객 몰려

13주 만에 주말 촛불집회가 열리지 않는 광화문광장에서는 오전에 쌍용차 등 해고·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광화문에서 노숙농성 중인 문화예술인들이 합동 차례를 지냈다. 이들은 붓으로 '박근혜 즉각 퇴진, 비정규직 철폐, 손해배상·가압류 폐지, 정리해고 폐지, 해고 없는 세상, 블랙리스트 없는 세상을, 세월호 진상규명'이라고 축문을 써서 함께 읽고, 떡국을 나눠 먹었다.

오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이 합동 차례를 지내고 시민들에게 떡국을 나눠 줬다.

이날 오전 11시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는 제33회 합동 망향경모제가 열렸다. 실향민 가족 100여 명은 추운 날씨에도 망배단을 찾아 북녘을 향해 절을 올린 데 이어 임진각 철책 앞에 음식을 차려놓고 차례를 지냈다.


강원도의 접경지역 전방 부대에서도 군 장병들이 합동 차례를 지내며 부모와 형제의 건강을 기원했다.

광주 5·18 묘지와 영락공원은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성묘객으로 크게 붐볐다. 국립 영천호국원에는 오후 1시 현재 2만2천여 명의 참배객이 찾았다.

대전 서구 상보안윗길 대전추모공원에는 오후 1시 현재 7천∼8천여 명의 성묘객이 밀려들면서 인근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보였다. 이들이 타고 온 차량이 1천500∼2천여 대에 달하면서 주변 도로에서 추모공원으로 진입하는 데 2시간가량 걸렸다.

경남 창원 천자봉 공원묘원에는 오전에만 2만 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강원도 춘천 서면 경춘 공원묘원과 부산 영락공원, 청주 목련공원, 충북 음성군 대지공원묘원 등 전국의 추모공원마다 성묘객 차량이 몰리면서 인근 도로가 큰 혼잡을 빚었다.


◇ 놀이공원·관광지 '북적거려'

귀성객이 빠져나간 서울 도심은 평소 휴일보다 한산하고 차분했지만, 대형 쇼핑몰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붐볐다. 경복궁 등 고궁에도 오랜만에 민속놀이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여의도의 한 유명 쇼핑몰은 일찍 명절 행사를 치르고 빨리 귀경한 가족과 역 귀성해 서울 나들이를 나온 어르신들로 북적였다.

권모(67·여) 씨는 "아들 집에서 묵은 다음 아침을 먹고 나왔고, 점심에 딸과 가족을 만나려고 쇼핑몰에 왔다"면서 "아들 내외가 다 직장에 다녀 내가 서울에 올라와 밥도 간단히 외식한다"고 말했다. 김모(35) 씨는 "부모님이 강원도에 계시는데, 날씨도 춥고 빙판길에 위험하다며 오지 말라고 하셨다"면서 "덕분에 아내와 영화를 보고 쇼핑을 하는 데 마음은 불편하지만, 몸은 편하다"며 웃었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는 가족 단위 입장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 등 13종의 전통 체험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 체험마당'이 펼쳐졌고, 한복을 입은 에버랜드 대표 캐릭터인 '레니'와 '라라'가 손님들과 사진을 찍는 캐릭터 포토타임도 인기를 끌었다.

용인 한국민속촌에는 오후 1시 현재 평소 주말의 2배에 가까운 8천여 명이 방문했다. 새해 풍년을 기원하는 농악놀이, 줄타기, 마상무예 공연과 지신밟기, 떡 나누기 등 다양한 세시풍속 행사가 단연 인기였다.

강원도 내 스키장과 겨울 축제장은 일찌감치 차례와 성묘를 마친 행락객들이 찾아와 북적였다. 정선 하이원 스키장과 보광 휘닉스 평창 스노 파크의 이용객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각 6천여 명을 기록했다.

설악산 국립공원에는 이날 6천500여 명이 등산객이 찾아와 설 연휴를 만끽했다.

화천 산천어 축제장과 인제 빙어축제장, 홍천강 인삼 송어 꽁꽁 축제장과 정선 고드름축제장 등 눈과 얼음을 주제로 열린 겨울축제장에도 인파가 몰렸다.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 송도해수욕장은 겨울 바다를 즐기며 산책을 하는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울산의 새해 해맞이 명소인 간절곶과 바다 위 기암괴석이 일품인 대왕암공원 등지에도 여유롭게 여유를 즐기려는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박물관에는 윷놀이, 제기차기, 굴렁쇠 굴리기 등 다양한 전통놀이 체험행사가 마련돼 인기를 끌었다. 광주시청 야외광장에 마련된 스케이트장, 광주 오치 공원, 화순 백아산, 영광테마파크 눈썰매장에도 가족 단위 인파가 몰렸다. 전북지역도 한낮에 초봄 날씨를 보이자 고향을 찾은 귀성객과 관광객들이 전주 한옥마을을 찾아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 호반광장에 마련된 전통놀이마당에서도 시민들이 대형윷놀이, 제기차기, 투호 놀이, 비석 치기 등 민속놀이를 즐겼다. 경남 통영시 삼도수군통제영에서는 연 만들기, 연날리기 등 전통문화 체험 행사가 열렸다. 제주도에서도 관광객과 시민들이 한라산 국립공원과 성산 일출봉, 천지연 폭포 등 주요 관광지를 찾아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 성묘객·귀경객 몰린 고속도로 정체

고속도로는 성묘 차량과 일찌감치 귀경길에 오른 차량이 뒤엉키면서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졌다.

경부고속도로는 하행선 기흥 나들목에서 안성휴게소까지 25㎞ 구간, 영동고속도로는 상행선 여주 분기점에서 이천 나들목 사이 8.5㎞ 구간과 양지 나들목에서 신갈 나들목까지 18㎞ 구간에서 간헐적인 정체가 빚어졌다.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면 진부 나들목∼진부 터널 8㎞ 구간과 면온 나들목∼둔내터널 5㎞ 구간에서 차들이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서울양양고속도로는 귀경차량과 행락차량이 몰리면서 양방향에서 지·정체를 빚었다.

고속도로 관계자는 "동해안에서 이른 귀경에 나선 차량으로 영동고속도로 정체구간은 빠르게 늘고 있다"며 "29∼30일 눈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른 귀경길에 나선 차들이 크게 늘어 밤늦게나 정체가 풀린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날 인천과 섬 지역을 잇는 항로는 모든 항로의 여객선이 정상 운항했다. 인천항운항관리실에 따르면 이날 인천과 백령도 등 서해 섬 지역을 오가는 11개 항로의 여객선 12척이 정상 운항했다.

앞서 설 연휴 첫날인 27일에는 인천∼백령도, 인천∼연평도, 인천∼풍도, 진리∼울도 등 4개 항로 여객선 4척이 기상 악화로 운항하지 못해 귀성객 1천여 명의 발이 묶였다. (변지철 이재현 이효석 홍인철 박정헌 최해민 이승형 허광무 장덕종 심규석 오수희 임병식 손현규 유의주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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