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충북 가정폭력 신고 95건…하루 평균 2.3건 접수
경찰 "사소한 말다툼이 돌이킬 수 없는 큰 싸움으로 번져"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설 연휴에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끼리 오손도손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정겨운 풍경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 설은 사소한 말다툼으로 빚어진 갈등이 폭발, 가정폭력으로 이어진 사건이 잇따랐다.
즐거운 명절이 아니라 혈육 간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만 남긴 살벌한 연휴가 된 셈이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30일 오후 8시 19분께 청주시 흥덕구 A(39·여)씨의 집에서 자신의 남편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특수폭행)로 부인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설 연휴인데도 집을 나가 술을 마시고 돌아온 남편 B(41)씨와 말다툼을 벌인 것이 화근이 됐다.
A씨가 "설인데도 술만 마시느냐"고 나무라자 술에 취한 B씨가 뺨을 때렸고, 이에 화가 난 A씨가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휘둘렀다.
B씨가 등에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에서 "남편이 설 연휴인데도 집을 나가 술을 많이 마시고 들어와서 다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천경찰서는 지난 27일 오전 9시께 제천시 청전동의 한 주택에서 아버지(47)와 몸싸움을 하다 머리를 벽에 부딪치게 한 혐의(존속폭행)로 아들 C(2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C씨는 자신의 알코올 의존 증상을 꾸짖는 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 설 연휴(1월 27∼30일) 충북에서 모두 95건의 크고 작은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하루 평균 2.3건꼴이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해 모두 17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나머지는 현장에서 종결 처리했다.
지난해 설 연휴에도 하루 평균 2건 이상의 신고가 접수돼 31명이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경찰관계자는 "부모와 자녀, 부부간 사소한 말다툼이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가족이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조금만 가졌다면 경찰이 출동하는 명절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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