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식당 된 감나무 홍시 까치밥…'아, 달콤해'

입력 2017-02-01 14:27  

새들의 식당 된 감나무 홍시 까치밥…'아, 달콤해'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마음씨 좋은 주인이 남겨 놓은 까치밥이 새들의 식당이 됐다.

혹독하게 추운 겨울에 폭설까지 내려 가뜩이나 먹을 게 없는 새들에게 감나무의 까치밥 홍시는 참새에게 방앗간 같은 곳이 됐다.

강릉시 운정동의 수십 년 된 감나무.






재래 감으로 크기가 작아 주인이 수확을 포기했는지 아니면 까치밥으로 남겨 놓았는지 아무튼 홍시가 주렁주렁 달렸다.

얼었다 녹기를 반복해 언뜻 보기에도 홍시가 맛있어 보인다.

가장 흔한 새인 직박구리는 떼로 몰려온다.

주변 전깃줄과 나무에 앉았다가 잘 익은 홍시를 공격한다.

서로 맛있는 홍시를 따먹고자 공격하기도 한다.

거꾸로 매달리거나 날갯짓을 하며 홍시를 따먹는 묘기를 부리기도 한다.

먹성이 대단해 순식간에 홍시 한 개가 없어진다.

순위 싸움에 밀린 직박구리는 아예 땅에 떨어진 홍시를 주워 먹는다.

강릉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동박새 2마리도 찾았다.

하얀 눈 테가 예쁘다.

동박새는 주로 남쪽에 산다.






꿀을 좋아하는 동박새에게 달곰한 홍시는 좋은 먹거리다.

잠깐씩 홍시 맛을 보고 나서는 극성스런 직박구리를 피해 인근 숲으로 날아가고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찾기를 반복한다.

흔히 뱁새로 불리는 오목눈이도 홍시 맛을 잊지 못해 찾았다.

작년에 강릉에서 번식이 확인된 희귀조 붉은부리찌르레기도 몇 마리씩 무리를 지어 까치밥 식당을 찾는다.

단골손님이 된 듯하다.

붉은부리찌르레기는 국내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나그네새여서 그동안 은빛 찌르레기, 비단 찌르레기로 불리다 정식 이름도 최근에야 붙여졌다.






2000년 이후 국내에서 관찰되기 시작해 정확한 생태연구도 부족한 상태다.

참새와 되지빠귀도 홍시의 맛을 보러 까치밥 식당을 찾았다.

새들이 바빠질수록 홍시는 빠르게 줄어들었다.

하루 사이 홍시를 거의 없어졌다.

주변의 감나무는 이미 꼭지만 남았다.

최근 내린 폭설로 주변은 온통 눈으로 덮여 있어 새들의 먹을거리가 없어졌다.

새들이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야 한다.






yoo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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