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체류로 늘어난 '생명의 시계' 지구로 돌아오면 '원위치'

입력 2017-02-01 15:40  

우주 체류로 늘어난 '생명의 시계' 지구로 돌아오면 '원위치'

역대 최장 체류 스콧의 우주비행 전후 신체 상태 조사 결과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우주에 장기체류하면 키도 커지고 '생명의 시계'로 불리는 염색체 끝부분도 길어지지만, 지구로 귀환하면 곧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과학잡지 네이처 등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장기간 우주여행을 하면 신체에 어떤 영향이 일어나는지를 살펴본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340일동안 머물다 지난해 3월 지구로 귀환한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와 지구에서 계속 거주한 그의 일란성 쌍둥이 동생 마크 켈리의 신체 및 정신적 변화를 우주비행 전후에 측정,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역대 최장기 우주에 체류한 스콧의 텔로미어가 우주비행 전보다 길어진 것이 발견됐다.

텔로미어는 구두끈 끝 부분이 풀어지지 않도록 플라스틱으로 싸매는 것처럼 세포의 염색체 말단부위가 풀어지지 않게 보호하는 부분이다.

세포 분열 때마다 조금씩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진다. 일정 길이 이하로 짧아지면 유전정보가 소실돼 세포의 분열이 멈추고 세포 노화가 진행돼 결국 죽게 된다.

이에 따라 '생명과 노화의 시계'로도 불리는 텔로미어의 길이는 연령, 생활습관, 스트레스, 질병의 진행 등 여러 변수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스콧의 텔로미어 길이가 길어졌다는 것은 우주에서 노화가 늦춰지고 오히려 노화과정이 역전됐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이는 과학자들의 기존 추정을 뒤집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우주에서는 우주 방사선을 지구에서 보다 10배 이상 많이 받고 장기체류로 인한 스트레스도 많아 텔로미어가 짧아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NASA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스콧이 우주에 있는 동안 운동을 통한 식이요법과 다이어트 등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철저하게 지킨 덕에 텔로미어가 길게 자랐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속단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이 노화나 암 등 질병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알려져 있지만 폐암이 있을 경우엔 오히려 텔로미어가 길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지구 귀환 뒤 텔로미어가 급속도로 짧아지면서 금새 원상태로 돌아갔다는 점이다.

이는 우주 체류 때 지구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 척추가 늘어나면서 키가 커지지만 지구 귀환 하루정도 뒤 다시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 현상이다. 스콧의 키도 5cm 늘었다가 귀환 후 원상복귀됐다.

스콧은 우주에 있는 동안 골밀도가 감소하고, 근육은 위축됐으며, 혈액 순환도 원활치 않아 심장에 무리가 간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두 사람의 체중, 근육량, 골밀도, 눈동자 모양, 뇌와 심장 등 장기의 기능 변화 뿐 아니라 인지·추론·판단력 검사 등 정신적 능력 변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NASA는 우주체류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더 장기적으로 추적하고 추가 연구를 해보아야 알 수 있는 일이며, 스콧 한 사람의 사례를 일반화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에 네이처에 발표된 내용은 3년으로 계획된 추적 연구의 초기 잠정 조사 결과다.


choib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