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이매진] 해발 700m 고원 휴양지 평창

입력 2017-02-12 08:01  

[연합이매진] 해발 700m 고원 휴양지 평창

2018동계올림픽 1년 앞으로…볼거리 풍성한 여행지로 뜬다

(평창=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2011년 7월 7일 0시 18분(한국시간).

전 세계의 이목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으로 쏠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제23회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제123차 총회를 마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긴장된 표정의 자크 로게 당시 IOC 위원장이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펴~엉창”. 그날로부터 벌써 5년 7개월가량 흘러 바야흐로 대회 개막일이 1년 앞으로 바싹 다가왔다.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은 내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평창, 강릉, 정선 일대에서 열린다. 세 지역은 올림픽만 보러 가기엔 아까울 정도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한 여행지다.

해발 700m 이상인 곳이 전체 면적의 60%나 되는 평창에서는 개ㆍ폐회식뿐만 아니라 스키점프,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노보드,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루지 등 대부분의 설상과 슬라이딩 경기가 펼쳐진다.

어느 계절에 가도 아름답지만, 겨울이 만들어내는 평창의 풍경은 순백 그 자체다. 눈을 머금은 해풍이 선자령(1,157m)이나 발왕산(1,458m) 등 백두대간 고봉들에 부딪혀 함박눈을 뿌려댄다. 특히 영서와 영동을 잇는 태백산맥의 관문인 대관령 고원은 지구온난화와 이상기온으로 기후변화가 심각한 요즘에도 시시때때로 설국을 연출한다. 한겨울 평창 땅은 환한 은빛으로 반짝이고, 하늘 역시 빠져들고 싶을 정도로 푸르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나들목을 나서면 곧바로 평창 겨울 여행의 시발점인 횡계에 들어선다. 횡계는 동계올림픽 메인 스타디움과 올림픽 경기가 치러지는 알펜시아 리조트와 용평리조트의 들머리로 눈 많고 바람 많은 곳이다. 올해 말께 120.7㎞인 원주~강릉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서울∼평창은 KTX로 1시간 거리가 된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대관령 설경


요즘 평창의 인기 관광코스는 대관령이다. 대관령 고지대에는 대관령 삼양목장, 대관령 하늘목장, 대관령 양떼목장이 있다. 이 가운데 2002년부터 개방한 대관령 삼양목장은 여의도의 7.5배에 이르는 동양 최대의 목장으로 초원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겨울이면 초원은 눈밭이 된다. 목장을 운영하는 에코그린캠퍼스의 김성민 씨는 “해발 1,140m에 위치한 동해전망대는 동해와 강릉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로 겨우내 눈 덮인 설산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입구 광장에서 동해전망대까지 20여 분 만에 논스톱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개별적으로 자가용을 이용해야 한다. 전망대에서 내려올 때도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람의 언덕’ ‘숲 속의 여유’ ‘사랑의 기억’ ‘초원의 산책’ ‘마음의 휴식’ 등 총 다섯 구간으로 나뉜 목책로를 따라 걸어서 내려온다.

입구 광장에서 자동차로 4.5㎞를 달려서 소황병산 동해전망대에 다다른다. 동해전망대는 사방이 모두 시원하게 트여 있다. 앞으로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동해와 강릉 경포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뒤쪽으로는 목장의 아름다운 경관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산등성이를 따라 줄지어 늘어선 53개의 풍력발전기가 휘익, 휘익 날갯짓하는 모습도 이채롭다. 매서운 칼바람이 뺨을 아리게 하지만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는 이국적인 풍광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전망대에서 목책로를 따라 내려가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웰컴 투 동막골’ 촬영지가 나타난다. 조금 더 내려가면 영화 ‘연애소설’의 주요 배경이 된 ‘연애소설 나무’를 만날 수 있다. 설원을 이고 있는 푸른 하늘과 하얀 눈을 덮은 나무 한 그루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이곳은 겨울 시즌이 지나면 양 방목과 함께 양몰이 공연이 펼쳐지는 장소로 변신한다. 차가운 바람과 추위로 몸은 움츠러들지만 걸음을 움직일 때마다 그림 같은 풍광이 가득하고, 마음은 시나브로 푸근해진다.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2㎞ 떨어진 대관령 하늘목장은 여의도 면적 3배에 달하는 체험목장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눈꽃 트레킹 명소인 선자령과 맞닿아 있는 대관령 하늘목장에는 목동들의 이동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너른 풍경길’ ‘가장자리숲길’ ‘숲속여울길’ 등이 조성돼 있다. 2014년 9월 개방된 하늘목장은 자연 그대로 직접 체험하는 자연순응형 체험목장이다. 설원 승마, 비료포대 눈썰매, 양 먹이 주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트랙터 마차는 선자령과 이어진 하늘마루전망대까지 운행된다. 그냥 걷는 것도 좋지만, 트랙터 마차를 타고 바라보는 경치도 멋지다. 하늘마루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선자령 설경은 압권이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설경은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준다.





대관령 하늘목장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자동차로 10여㎞ 달리면 옛 대관령휴게소 주차장이 나타난다. 선자령 트레킹의 들머리인 이곳에서 왼쪽으로 잠시 오르면 대관령 양떼목장이 보인다. 2000년 겨울부터 관람객을 받은 대관령 양떼목장은 삼양목장ㆍ하늘목장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해발 850∼900m의 구릉에 난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원두막 모양의 움막, 눈 덮인 초지와 울타리 등이 자아내는 풍경이 절로 감탄사를 쏟아내게 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사가 완만한 산책로는 모두 1.2㎞ 거리로 한 바퀴 둘러보는데 약 40분이 걸린다. 겨울에는 푸른 초원에서 풀을 뜯는 양떼를 만날 수 없지만, 축사에서 양들에게 건초 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횡계에서 20여㎞ 떨어진 월정산 전나무 숲길은 경기도 광릉의 전나무 숲, 내소사의 전나무 숲과 더불어 아름다운 숲길로 손꼽힌다. 월정사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이어지는 1㎞의 전나무 숲길은 사시사철 좋지만 전나무 가지 위에 켜켜이 흰 눈이 쌓인 설경이 특히 아름답다. 1천700여 그루의 아름드리 전나무가 하늘을 떠받치고 서 있는 이 길은 온종일 서 있어도 좋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인 ‘도깨비’ 촬영지로, 김신(공유 분)이 검을 뽑으라는 말에 울음을 터트린 은탁(김고은 분)에게 고백하는 장소로 등장한다.





스노보드 경기가 열리는 휘닉스 스노우파크에서 7㎞ 떨어진 이효석 문학관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가산 이효석(1907∼1942)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븟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 등의 아름다운 문장이 보석처럼 소설 곳곳에 뿌려있는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은 한국현대 단편소설의 백미로 평가받고 있다. 소설 속에서 메밀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피는 시기는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이고,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들리는 달밤은 사랑이 이루어지는 시간이다. 이효석 문학관은 굳이 이 시기가 아니라도 사시사철 작가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도록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문학관은 ‘이효석의 생애와 취향’ ‘이효석의 문학세계’ ‘동반자 작가와 구인회‘ ‘이효석과 평창’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메밀 자료전시실은 메밀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문학관 인근에는 이효석의 생가터와 효석문화마을이 있다.







◇ 미리 보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 평창동계올림픽에는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0여 개국이 참가한다. 역대 올림픽 최다 참가국은 2014 소치올림픽의 88개국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 수도 사상 처음으로 100개를 넘긴 102개다. 각국 선수단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패밀리, 각국 올림픽위원회(NOC), 국제스포츠 관계자, 보도진 등 대회와 직접 관련한 방문객은 5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막식은 총 24만7천㎡ 규모로 평창에 들어서는 올림픽플라자 내 개·폐막식장에서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주제로 펼쳐진다. 평창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은 설상과 빙상 등 7개 경기에 15개다. 평창·정선에서 스키점프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알파인 스노보드 등 설상 경기가, 강릉에서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등 빙상경기가 펼쳐진다. 대회 기간(2018년 2월 9~25일) 개최지 하루 방문객은 평균 15만 명 이상,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21일까지 수송 수요는 총 138만여 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2월호에 [커버 스토리]로 실린 글입니다.

chang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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