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압니까" 동탄 화재 유족들 화성시 무성의에 '분통'

입력 2017-02-05 14:33  

"고통 압니까" 동탄 화재 유족들 화성시 무성의에 '분통'

3곳에 분산된 4명 시신 한 곳에 안치하고 빈소 차리기로

(화성=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사고 책임자는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 나타나지도 않고…빈소 하나 마련하지 못해 차가운 방바닥에서 밤을 지새우는 고통을 그 사람들은 압니까."

전날 발생한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상가 화재로 숨진 4명의 유가족 30여 명은 5일 오전 사고수습대책본부가 차려진 동탄 1동 주민센터에서 진행한 유족과 화성시 간 회의에서 시의 무성의를 질책하며 가슴을 쳤다.




유족들은 시 담당 국장과 과장 등이 참석해 회의가 진행된 50여분 내내 시의 무성의한 태도와 늑장 지원 등을 지적하며 조속한 피해 지원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한 유족은 "사고가 어제 오전 11시 발생해 만 하루가 지났는데 이제서야 회의를 열고서는 아무 것도 한 게 없다고 하고 이게 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유족은 "책임자 되는 분이 유족 대표자 회의자리에 와서 장례절차부터 책임질 수 있는 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진행되는 것인지 알고 싶다"며 "빈소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차가운 방바닥에 밤을 지새는 그 고통을 아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유족은 "(책임주체)관리자 되는 분이 와서 고인과 유가족들을 위해 어떻게 진행하겠다는 얘기라도 들어야 공감하든 어떤 방향 잡아서 갈 수 있는데 우리끼리 회의를 해봐야 책임 있는 얘기를 들을 수도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유족들은 "어디 가서 술 마시고 사망한 것도 아니고 일하다 비명횡사했는데 얼마나 억울하냐"며 시가 신속한 지원과 대책 방안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또 사고원인 규명은 경찰과 소방당국이 진행하고 있지만 일단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주체는 건물을 관리한 메타폴리스 측이라며 관리주체 책임자를 유족 대표자 회의에 참석시켜 설명 들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 유족은 "왜 벨이 늦게 울렸는지 그런 것들을 물어보고 싶다. 하루가 지났는데 안치된 병원에 관계자 한 분도 안 왔고 사과 한마디 없었다"며 "시 대책반이 이런 노력을 소홀히 한다는 느낌 때문에 기분이 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사고 책임자를 목이라도 끌고 와 90도로 사과를 받겠다는 그런 심정"이라고 화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시는 유가족을 위로하고 행정적 편의를 제공하는 건데 그 이상 진행사항은 알려드리는 차원이고, 그 당시 사고책임을 설명해라 그런 것은 우리가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발끈한 유족은 "시가 그런 부분을 강제할 수 없어도 최소한의 노력은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시의 무성의한 태도를 거듭 질타했다.

유가족 대표들이 요구한 합동분향소 설치는 시와 협의를 통해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현재 동탄과 수원, 오산 등 4개 병원에 분산된 4명의 시신은 한 곳으로 옮겨 빈소를 차리기로 했다.

이들은 당초 동탄 한림대병원 장례식장에 합동분향소와 빈소를 차리기로 뜻을 모았으나 여건이 여의치 않아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다.

시는 경찰의 사고원인 조사와 책임 규명이 진행 중인 관계로 빈소 운영과 유가족들의 생필품 지원 등에 필요한 경비는 지급보증 방식으로 선지원 하기로 했다.

gaonnu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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