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문화재' 필요 없어요…사법부 정보화 동참하세요"

입력 2017-02-09 14:05  

"'인간문화재' 필요 없어요…사법부 정보화 동참하세요"

'IT 전문가' 강민구 법원도서관장 "최고 정보센터 만들겠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골동품을 쓰는 '인간문화재'는 필요 없습니다. 더는 2G폰을 쓰지 마시고 휴대전화 바꾸시는 게 어떨까요?"

사법부 최고의 'IT(정보기술)·사법 정보화' 전문가로 통하는 강민구(58·사법연수원 14기) 법원장이 9일 대법원 산하 법원도서관장으로 취임하면서 직원들에게 내놓은 '일성'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저서 '부의 미래'에서 "기업이 시속 100마일 속도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반면 법원의 변화속도는 시속 1마일"이라고 일갈한 데서 보듯 자칫 변화에 소극적인 조직으로 비치기 쉬운 사법부 내부를 향해 '충격파'를 던진 셈이다.

강 관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법원도서관을 단순한 재판 지원센터를 넘어 '세계 최고의 사법정보화센터, 한국형 법률정보센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명실상부한 최고 정보처리센터의 기능을 구축하고 세계 톱클래스 수준인 한국의 사법 정보화를 유지·혁신시키겠다"고 말했다.

강 관장은 우리 사법부가 세계은행 평가에서 7년째 인구 1천만명 이상 국가를 기준으로 세계 1위, 사법 정보화 부문 상위 3위 이내의 좋은 성적(민사 분야)을 거뒀지만, 국민이 그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아울러 그는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과 AI 시대 초입에서 정보화에 있어 무한경쟁을 하고 있다"며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중국의 사법 정보화는 일부 거점도시에서 우리를 추월하고 있다"라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강 관장은 법원도서관이 아날로그식 도서 구매, 열람, 수서 기능에서 벗어나 양질의 디지털 콘텐츠 생성·유통을 책임져야 하고 전산 정보 조직과 유기적 협업을 통해 사법 정보화를 최고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새롭고도 신선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며 ▲ 스마트폰 앱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 배양 ▲ 법관의 문서작성 업무 획기적 경감방안 창안 ▲ 전산정보국과 협업 ▲ 판결문 공개 관련 문제점 해결 ▲ 법조 실무계와의 능동적 자료 공유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강 관장은 1997∼1998년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을 지내면서 대법원 데이터베이스인 종합법률정보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맡았고 판례·문헌·법규 자료인 '법고을 LX' 개발을 주도한 '인연'이 있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시절 사법 정보화 이슈를 다룬 '함께 하는 법정' 책자를 펴냈고 한국정보법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당시 '인터넷, 그 길을 묻다'라는 40인 공저를 발간했다.

사법부 내에서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능과 '에버노트' 앱을 이용한 정보 저장·활용법의 '전도사'로 불린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이 '불공정 게임'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9단의 패배를 예측하기도 했다.

고법 부장판사 시절에는 박정희 정권의 토지 강탈 잘못을 인정한 사상 최대의 국가배상 판결을 내렸고 '혈우병 치료제를 사용하다 에이즈에 걸린 사건'을 10년 만에 조정으로 해결하는 등 다양한 재판 결과물도 내놓았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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