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에 '방사성 물질' 버린 황당 도둑…말레이 당국 비상

입력 2017-02-14 10:38  

휴지통에 '방사성 물질' 버린 황당 도둑…말레이 당국 비상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의 한 아파트에서 비파괴 검사용 산업기기에 쓰이는 방사성 물질인 열화 우라늄과 이리듐-192가 유출돼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해당 장비를 훔쳐 고철로 해체한 도둑들이 방사성 물질이 든 용기를 개봉해 자기 방 휴지통에 버린 탓이다.

14일 베르나마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0∼11일 셀랑고르주(州) 클랑과 샤알람에서 절도 등 혐의로 현지인 8명을 잇달아 체포해 구속했다.

이들은 이달 9일 새벽 현지 석유·천연가스 업체에서 대당 8만 링깃(약 2천67만 원) 상당의 산업용 감마선 조사 장치 두 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8명 중 4명은 해당 업체 직원들이었다.

업체 측으로부터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말레이시아 경찰과 원자력 안전 당국은 이튿날인 10일 오후 클랑 시내 고물상에서 해당 장비의 해체된 부품을 찾아냈다.

이어 11일 낮에는 인근 샤알람의 한 아파트에서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던 용기 두 개가 뚜껑이 개봉된 채 휴지통에 버려진 상태로 발견됐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이 장비에 위험한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이들은 납으로 된 차폐 장치를 뜯어 고물상에 넘기고 방사성 물질은 자기 방 휴지통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원자력청은 해당 물질이 시간당 최대 300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을 뿜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방사선방호협회(ICRP)가 권고한 일반인의 연간 피폭선량은 1mSv에 불과하다. 원전 작업자의 연간 피폭한도가 국가별로 통상 50∼100mSv로 정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간당 300mSv의 방사선은 매우 높은 수치다.

특히 이리듐-192에서 나오는 감마선은 알파선이나 베타선과 달리 관통력이 강해 매우 위험하다고 원자력 당국은 경고했다.

원자력 당국은 감마선에 피폭될 경우 어지럼증과 구역질, 구토 등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해당 아파트 주민과 수사에 참여한 경찰 전원에게 즉각 방사선 피폭 검사를 받도록 당부했다.

경찰에 체포된 피의자들의 방사능 피폭량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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