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분사 앞둔 현대重 "사업분리는 유일한 공생의 길"

입력 2017-02-15 09:09  

4월 분사 앞둔 현대重 "사업분리는 유일한 공생의 길"

사내소식지서 분사 필요성 강조…주총 앞두고 노조·주주 설득 나서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오는 4월 분사를 앞두고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한 현대중공업[009540]이 사업 분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를 조선·해양,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4개 법인으로 분사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15일 발행된 사내 소식지를 통해 "사업 분리는 미래를 위한 필수 선택이자 다 같이 살기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먼저 현대중공업은 사업 분리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자구계획을 실천해 보유 주식, 부동산 등을 대부분 팔았지만, 아직 7조원이 넘는 차입금이 있다"며 "분리되는 회사에 차입금을 나눠 배정하면 현대중공업은 총 차입금이 3조 9천억원 수준으로 감소해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고 밝혔다.

또 "재무 안정성이 높아지면 조선업 불황이 지속되더라도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며 "시황만 좋아지면 신규 투자도 가능해져 다시 한 번 1위로 도약할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조선과 비조선 등 이질적인 사업이 하나로 묶여 비효율성이 존재했다는 점을 분사의 핵심 이유로 들었다.

현대중공업은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조선 외 다른 업종은 조선업에 가려져 필수적인 투자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세계 1등도 아니면서 세계 1등처럼 지내온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사업은 경쟁력 확보의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전기전자의 입찰제한 처분에 현대중공업 전체가 정부 발주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됐었고, 건설장비 업계가 불황으로 인력 감축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데 우리 회사 건설장비사업부는 대규모 성과금을 받았다"며 "조선소 특성상 혹서기 2주간 여름휴가를 보내는 게 효율적이지만 열심히 공장을 돌려야 할 전기전자, 건설장비 공장까지 휴가라고 함께 공장문을 닫았다"고 비효율의 사례를 거론했다.


그룹 계열사 중 수익을 많이 올리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를 현대로보틱스에 넘기는 이유도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차입금 7조3천억원 중 약 27%인 2조원을 현대로보틱스로 배정할 예정인데 이는 현대중공업에 즉시 2조원의 현금이 유입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 주식을 보유하면서 배당을 받는 방법'과 '상장을 통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5년간 현대오일뱅크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3천45억원으로 현대중공업이 받을 수 있는 배당은 연간 2천억원 선이다. 2조원을 만들려면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 후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 회수를 하기도 쉽지 않다"며 "최근 5년간 한국거래소의 상장 실적 결과 1조원 이상 자금을 조달한 경우가 3차례에 지나지 않아 2배에 해당하는 2조원을 주식시장에서 조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노조의 "사업 분리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정면 반박했다.

현대중공업은 "정부가 규제하고 있는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늦은 감이 있지만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업분리 및 지주회사 전환은 원칙과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주주의 지분 이동이 포함되지 않아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사업분리는 모든 회사가 다 같이 사는 길이며, 각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사업분리 시 고용 및 근로조건도 100% 승계될 것이다. 더 이상 사업 분리를 정치권으로 끌고 가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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