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하원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화 리조트의 공개된 석상에서 북한 미사일 도발 대책을 논의해 '보안 불감증' 논란이 이는 것과 관련해 백악관을 상대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집권 여당인 공화당 소속 제이슨 샤페즈(유타)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의 호화 리조트 마라라고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찬을 하던 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해 듣고 현장에서 대책을 논의하게 된 과정을 캐물었다.
샤페즈 위원장은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리조트 손님들과 종업원들이 있는 상황에서 민감한 기밀 자료를 회람했는지, 또 민감한 사안에 대해 논의했는지, 외국 스파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있던 리조트 손님들에 대한 신원 조회를 했는지 등 당시의 세부 보안조치에 대해 상세하게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답변 시한은 오는 28일까지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공개 석상에서 기밀 자료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을 전후로 보안된 장소에서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샤페즈 위원장은 이런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당시의 구체적인 보안조치에 대해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이번 논란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에 긴박하게 대응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정상회담 만찬에 초대된 투자가이자 배우인 리처드 디에가지오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3장의 사진을 보면 아베 총리가 몇몇 참모들에게 둘러싸여 보고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특히 아베 총리가 보고서를 잘 볼 수 있도록 한 사람이 휴대전화 불빛으로 비추는 모습도 있다.
또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휴대전화로 전화하고 두 정상이 논의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디에가지오가 핵무기 통제 시스템이 담긴 '핵가방'(nuclear football)을 든 사람이라며 그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 역시 공개됐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업무를 봤다"고 지적했고, 워싱턴포스트(WP)와 AFP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호화 리조트 마라라고가 '야외 상황실'이 됐다고 꼬집었다.
s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