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 아파트, 9조원 중도금 대출 못구해

입력 2017-02-21 11:02   수정 2017-02-21 14:03

50개 아파트, 9조원 중도금 대출 못구해

한국주택협회 조사…금융기관 대출 옥죄기 영향

금리 최고 4.5%로 0.5%p 올라…국토부 "심각한 상황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의 아파트 중도금 대출 옥죄기로 인해 분양계약을 체결하고도 중도금 대출 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금액이 9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주택협회는 최근 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도금 집단대출 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사업장이 전국적으로 50개 사업장, 대출 규모로는 9조858억원에 이른다고 21일 밝혔다.

한국주택협회는 국내 10대 대형 건설사를 포함한 64개 업체가 소속돼 있다.

이번 조사는 협회 회원사가 지난해 8월 25일 이후 분양했으나 작년 10월17일까지 중도금 대출 협약을 체결하지 못했던 26개 아파트와 10월18일 이후 신규 분양에 들어간 52개 아파트 등 총 78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협회 조사 결과 작년 10월17일까지 중도금 대출은행을 구하지 못했던 26개 단지 중 절반인 13곳 9천514가구만 현재 중도금 대출 은행이 확정됐고 나머지 13곳 1만2천499가구(2조3천877억원)는 현재까지 대출 은행을 선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3곳은 상당수 1차 중도금 납부 시기가 지났거나 도래하면서 이미 중도금 납부기일을 유예했거나 유예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작년 10월18일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신규 분양된 52개 아파트중 현재 중도금 대출 협약이 끝난 곳은 15곳 1만826가구에 그치고, 70%가 넘는 37개 아파트 2만7천367가구(6조6천981억원)는 아직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한 채 협의를 진행중이다.

특히 금융기관의 집단대출 거부는 계약이 100% 완료된 수도권 공공택지의 아파트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달 말까지 공공택지에서 분양된 18개 사업장중 12개 아파트 5천94가구(2조312억원)가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했다.

단지 규모가 커 중도금 대출애 많은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는 18곳중 13곳(1만1천146가구, 1만7천579가구)이 중도금 대출 은행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주거래은행인 은행에서 대출 총액이 많다는 이유로 다른 은행과의 분할 대출을 요구하고 있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계약률이 95%를 넘어간 30개 아파트중 절반 이상인 17곳이 대출은행을 구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금융권의 경직된 대출 태도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며 "분양 현장에서는 중도금 대출은행을 못구할까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금리도 작년 5월에 비해 최고 0.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동결된 상태에서도 시중은행의 중도금 금리는 작년 5월 연 3.2∼3.7%에서 현재 3.46∼4.13%로 최고 0.43%포인트 상승했다.

또 작년 5월 3.5∼3.8%였던 지방은행의 금리는 현재 4.2∼4.3%로 9개월 만에 최고 0.5%포인트가 올랐다. 제 2금융권의 금리는 최고 4.5%에 이른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의 일부 은행은 5%가 넘는 금리를 요구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며 "기준금리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고 있어 앞으로 기준금리마저 오를 경우 계약자들의 이자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건전성 관리를 명분으로 상대적으로 건전한 집단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분양계약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을 의지를 꺾지 않는 범위에서 대출이 이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는 하반기 이후 입주 물량이 증가해 집값 하락과 미분양 증가로 인한 대출 부실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리 부담마저 높아질 경우 주택시장 전체 부실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그러나 현재 중도금 대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며 건설업계와의 '시각차'를 드러내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진행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한 실태조사에서 "작년 하반기에 분양돼 이달 14일 이전에 중도금 1회차 납부일이 도래한 123개 사업장중 10.5%인 13곳이 중도금 대출 은행을 찾지 못해 납부일이 지연됐다. 아직은 (이 문제가)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돼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는 국토부가 단순 통계에 의존하며 현재 분양시장의 문제에 대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13곳이나 중도금 납입일이 유예된 상황이고 은행들의 무분별한 금리 인상으로 무주택 서민들의 주택 구입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국토부는 금융당국의 편에서 주택업계와 분양계약자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며 "현장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 은행별 집단중도금 대출금리 인상 실태 │

├─────────────┬───────┬───────┬───────┤

│ 구 분 │ ’16. 5월 │ ’17. 2월 │인상폭│

│ │ 협회 조사 │ 협회 조사 │ │

├─────────────┼───────┼───────┼───────┤

│ 시중은행 │ 3.2~3.7% │ 3.46~4.13% │0.26~0.43%p ↑│

├─────────────┼───────┼───────┼───────┤

│ 지방은행 등│ 3.5~3.8% │ 4.2~4.3% │ 0.7~0.5%p ↑ │

├─────────────┼───────┼───────┼───────┤

│제2금융권 │ 3.5~4.2% │ 3.88~4.5% │0.38~0.3%p ↑ │

├─────────────┴───────┴───────┴───────┤

│ ※ 자료=한국주택협회(서울=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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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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