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양대 측근 배넌·프리버스 "보수 단합" 한목소리(종합)

트럼프 양대 측근 배넌·프리버스 "보수 단합" 한목소리(종합)

"소중한 친구"…권력암투설 의식한 듯 덕담 교환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측근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이 23일(현지시간) 미 보수진영의 행사에 나란히 참석해 '보수의 단합'을 호소했다.

미 메릴랜드 주 게일랜드의 내셔널하버에서 열리고 있는 미 보수우파 연합체 연차총회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회의에서다.

백악관의 양대 실세로 분류되는 두 사람이 나란히 행사에 나타난 것은 최근 흘러나오는 권력 암투설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둘은 나란히 단상에 올라 덕담까지 주고받았다.

프리버스 비서실장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과 보수진영을 하나로 묶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당과 보수가 하나가 되면 거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공화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16명의 후보가 난타전을 치르는 것을 본 후, 트럼프 대통령만이 당과 보수를 통합시킬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공식 석상에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배넌 수석전략가도 "많은 사람이 서로 다른 사안에 대해 제각각의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가 승리하려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와 주권, 경제 민족주의, 행정국가 해제 등 3개 '축'을 중심으로 보수 의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배넌은 밝혔다. 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공약 실현에 "열광적으로 집중한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정치적 배경을 갖고 있다.

프리버스 실장이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 출신으로 당내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면, 배넌은 극우 인터넷매체 '브레이트 바트' 뉴스를 기반으로 대선 승리에 공을 세운 '아웃사이더'다.

'트럼프 정부' 출범부터 두 사람 간의 갈등설이 심심치 않았는데, 배넌이 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가 최근에는 다시 프리버스 실장이 뒤집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행사에서 이를 의식한 듯 발언했다.

프리버스 실장은 "우리는 사무실을 나눠쓴다. 아침 6시 30분부터 밤 11시까지 붙어 다닌다"며 청중의 폭소를 자아낸 뒤 '아주 소중한 친구'라고 배넌을 치켜세웠다.

배넌도 프리버스 실장을 향해 "지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덕담했다.

한편,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매체 비판에 대해 "앞으로 대선공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언론과의 사이가) 매일 더 나빠질 수도 있다"면서 "우리를 지원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넌은 "정부가 싸우지 않고 여러분께 미국을 되돌려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매일이 싸움이 될 것이다. 그게 바로 트럼프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류 언론은 모든 약속이 이행될 것이란 걸 알아야 한다"며 "협동조합주의적이고 세계주의적인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민족주의를 단호하게 반대하지만 그는 계속 그의 공약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quinte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