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의 제자가 전하는 '시대의 선지식' 청화 스님의 삶

입력 2017-02-25 07:00  

20명의 제자가 전하는 '시대의 선지식' 청화 스님의 삶

'위대한 스승 청화 큰스님'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인사를 드리고 큰스님을 보는데, 한 3초 정도 됐던 것 같아요. 아주 짧은 시간에 저를 보시는 눈빛이 바위를 뚫고 나갈 것 같았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그런 눈빛은 처음이었습니다."

'우담바라'의 작가로 유명한 소설가 남지심은 청화(淸華·1924∼2003) 스님과의 첫 만남을 이같이 떠올렸다.

이어 그는 "'사람의 모습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맨 처음 들었고 또 '도(道)가 실제로 있다'는 것을 직접 느꼈다"고 회고했다.

'위대한 스승 청화 큰스님'(상상출판)은 우리 시대의 마지막 선지식으로 추앙받는 청화 스님의 제자 20명의 증언을 통해 청화 스님의 삶과 가르침을 재조명한 책이다.

해인사 백련암에서 발행하는 잡지 '고경'의 편집장인 유철주 작가는 청화 스님의 직계 상좌인 동사섭 행복마을 이사장 용타 스님을 비롯해 백양사 방장 지선 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성우 스님 등을 만나 청화 스님과의 일화를 정리했다. 또 소설가 노지심과 청화 스님의 사촌 동생이자 화가인 강행원 화백 등 재가 제자의 육성으로 청화 스님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내고 있다.

1923년 전남 무안에서 태어난 청화 스님은 1947년 백양사 운문암에서 금타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방에 눕지 않은 채 수행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 하루 한 끼만을 먹는 일종식(一種食), 깊은 산 속에서의 토굴 정진으로 평생을 일관했다.

주로 산중에서 수행만을 거듭하던 청화 스님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85년 곡성 태안사에 주석하면서부터다. 이후 1995년까지 태안사를 중창 복원해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하나인 동리산문(桐裏山門)을 재건했다. 구산선문은 신라 말·고려 초 선종을 퍼뜨리며 사상계를 이끈 아홉 갈래의 승려집단을 뜻한다.




이 책에서 용타 스님은 청화 스님에 대해 "가장 닮고 싶은 것을 꼽으라면 큰스님의 '깨끗함'을 닮고 싶다"며 "큰스님의 깨끗함 때문에 많은 대중이 큰스님을 존경했다"고 밝힌다.

또 청화 스님의 삶에 대해 "'불법은 대해(大海)'라는 말의 온전한 실현이었다"며 "일체를 다 받아들이나 넘치지 않는 큰스님의 불교 사상은 정통불법을 공부하는 모든 불자에게 푸른 희망과 환희의 물결로 다가서고 있다"고 평했다.

성우 스님은 청화 스님의 성품을 짐작해볼 수 있는 일화를 소개했다.

"언젠가 곡성 성륜사에서 큰스님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인사를 드리는데 노장님이 맞절을 하십니다. 하심(下心)을 그대로 보여주십니다. 하심은 자신감의 다른 표현입니다. 당당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백양사 주지 토진 스님은 청화 스님에 대해 '불교 덕후'라는 독특한 해석을 내놓는다. '덕후'란 어떤 분야에 몰두해 마니아 이상의 열정을 지닌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다

토진 스님은 청화 스님을 '부처님 덕후', '불교 덕후', '수행 덕후'라고 정의하며 "요즘 스님들이나 일반 대중들이 목적 의식적으로, 직업적으로 부처님을 좋아한다면, 청화 노스님은 그냥 좋아하셨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청화 스님의) '덕후적 본능'을 닮고 싶다"며 "좀 더 근본적으로 부처님을 존경해서 부처님처럼 세상 사람들을 이롭게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저자는 청화 스님에 대해 "큰스님의 삶은 수행자의 귀감이자 사표(師表)"라며 "이 책을 통해 큰스님의 지혜와 자비가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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