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00.08
(67.08
1.61%)
코스닥
934.23
(3.11
0.33%)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연합시론] 헌재재판관 후임 지명을 둘러싼 논란을 보며

입력 2017-02-24 21:41  

[연합시론] 헌재재판관 후임 지명을 둘러싼 논란을 보며

(서울=연합뉴스) 일이 묘하게 꼬인 것 같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후임 지명을 검토 중인 사실이 알려져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을 말하면 헌재 최종변론이 끝난 이후 대법원이 후임 인선 결과를 공개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진 전부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해 온 헌재 재판부는 최종변론일을 오는 27일로 정했다. 기술적으로는 이르면 28일 이 권한대행 후임 발표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양 대법원장 생각은 후임 지명을 둘러싼 논란을 가급적 피하면서 헌재 재판관 공백을 최대한 줄여보려는 것 같다. 심모원려의 선택일 수도 있다. 대법원장 몫인 이 권한대행 후임을 지명하는 것은 늦었지만 당연한 책무이기도 하다. 문제는 최종변론일 전에 그런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외부로 전해졌다는 것이다. 헌재 심리의 종점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에서 이런 일로 다시 잡음이 생기니 안타깝다.



당장 대통령 측의 한 대리인은 헌재의 변론종결 시점을 문제 삼고 나섰다. 이 대리인은 "이정미 권한대행의 후임을 지명하면 이번 탄핵심판에서 큰 상황 변화가 생기는 것"이라면서 "후임자가 공개될 경우 변론을 종결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의 후임을 지명하면 '8인 체제'가 유지될 테니 재판부의 변론종결 결정을 거부하겠다는 뜻인 것 같다. 하지만 국회 소추위원단 측은 "대법원의 후임 지명은 헌법기관의 결원을 보충해 다른 헌법사건이 신속히 재개되도록 하려는 것"이라면서 대통령 측 주장을 일축했다. 최종변론에서 양측 대리인단과 재판부 사이에 다시 고성이 오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공교롭게도 헌재 심리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들은 대부분 이 권한대행의 퇴임일과 연관된 것이다. 헌재가 3월 13일 이전에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이 권한대행이 그날 퇴임한다는 사실에서 시작됐다. 이 권한대행이 물러나면 지금 8명인 재판관이 7명으로 줄어 6명의 찬성이 필요한 탄핵 인용 결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박한철 전 소장은 퇴임 전 마지막 변론기일에서 '3월 13일 이전 결정'의 필요성을 강변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원점으로 돌아가 보면 현행법에 따라 헌재 재판관을 제때 채우지 않은 것이 문제의 씨앗이다.



헌법재판소법 제7조에는 재판관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도래한 경우 임기 만료일이나 정년 도래일까지 후임자를 임명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박한철 전 소장(1월 말 퇴임)의 경우 후임 임명 문제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이정미 소장 직무대행도 이미 퇴임일 이전의 후임 임명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물론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전대미문의 헌정 위기 사태에 직접적 원인이 있다. 하지만 헌재의 재판관 공백을 별것 아닌듯 간과해온 관행에 근인(根因)이 있다. 2000년 이후 헌재에서 재판관 공석이 생긴 기간은 지난 달 말 현재 769일이라고 한다. 총 17년 1개월 중 2년 2개월 동안 '완전체'가 아닌 상태로 헌재가 운영돼 온 것이다. 헌재 재판관의 궐위를 그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겨오다 갑자기 최순실 사태와 대통령 탄핵 문제가 닥쳤다.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중차대한 사건을 심리하면서 헌재 재판관 한 명의 퇴임 시점을 놓고 온갖 논란이 꼬리를 물고 불거졌다. 그 자체로 우리 법치주의의 토대가 얼마나 허약한지를 극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대법원장이 헌재 재판판 후임을 지명하면서 절묘한 시점을 찾아야 하는 현실이 그 반증이기도 하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