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도권서 비은행 가계대출 21%↑…'풍선효과' 컸다

입력 2017-02-26 10:29  

작년 수도권서 비은행 가계대출 21%↑…'풍선효과' 컸다

부동산 경기 호조 영향…비수도권 증가율보다 6% 포인트 높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해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두드러지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291조2천554억원으로 지난해 42조6천231억원(17.1%) 불었다.

연간 기준 증가액이 사상 최대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은행이 아닌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탁·우체국예금 등을 가리키고 보통 제2금융권으로 불린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을 지역별(금융기관 기준)로 보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이 118조6천600억원으로 1년 사이 20조4천64억원(20.8%) 급증했다.

서울의 잔액이 42조9천522억원으로 22.8%(7조9천673억원) 늘면서 수도권 3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인천(13조661억원)은 20.4%(2조2천127억원) 늘었고 경기(62조6천417억원)는 19.5%(10조2천264억원)로 집계됐다.

나머지 광주, 경남, 대구, 경북, 전남 등 비수도권의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172조5천954억원으로 1년 사이 14.8%(22조2천167억원) 늘었다.

수도권의 증가율이 전국 평균보다 3.7% 포인트(p) 높았고 비수도권과 비교하면 6.0%p나 차이가 났다.

수도권 가계대출에서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증가율은 예금은행 증가율(9.0%)의 두 배를 넘었다.






지난해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은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에 따른 이른바 '풍선효과'의 영향이 컸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도록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가계가 저신용·저소득층을 중심으로 2금융권으로 많이 몰렸다.

통계를 보면 수도권에서 풍선효과가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작년 2월 수도권에 먼저 적용됐고 석 달 뒤인 5월에 전국으로 확대됐다.

더구나 수도권의 뜨거웠던 부동산 열기도 2금융권 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강남 재건축에 힘입어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크게 뛰었고 이런 열기는 인천, 과천 등 다른 수도권 지역으로 퍼졌다.

반면 비수도권은 제주, 세종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부동산 경기의 상승세가 주춤했다.

지난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19.3%이고 서울(24.9%), 인천(32.6%), 경기(35.6%) 등 수도권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수도권의 부동산 경기가 과열 양상까지 빚으면서 2금융권에 손을 내민 가계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에서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서울의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11조3천390억원으로 1년 동안 40.1%(3조2천466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인천은 49.9%(2천752억원), 경기는 29.5%(6천653억원) 각각 늘었다.

또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47.8%나 됐고 신용협동조합도 27.2%로 높았다.

2금융권 대출은 은행보다 금리가 높으므로 가계의 부담이 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대책의 효과를 높이려면 지역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지역별로 부동산 경기의 차별화, 금융기관의 대출규제 수준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며 "지역별 대출 현황을 반영한 가계부채 처방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표] 연도별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

│ 연도 │ 전국 │수도권(서울·인천·경기)│수도권 증가액(증가율) │

├───┼────────┼────────────┼───────────┤

│ 2007 │110조4천135억원 │ 46조5천786억원 │ │

├───┼────────┼────────────┼───────────┤

│ 2008 │126조6천908억원 │ 54조1천637억원 │ 7조5천851억원(16.3%) │

├───┼────────┼────────────┼───────────┤

│ 2009 │140조2천559억원 │ 63조6천854억원 │ 9조5천217억원(17.6%) │

├───┼────────┼────────────┼───────────┤

│ 2010 │ 162조833억원 │ 72조1천630억원 │ 8조4천776억원(13.3%) │

├───┼────────┼────────────┼───────────┤

│ 2011 │183조7천489억원 │ 80조4천251억원 │ 8조2천621억원(11.4%) │

├───┼────────┼────────────┼───────────┤

│ 2012 │192조5천897억원 │ 80조9천240억원 │ 4천989억원(0.6%) │

├───┼────────┼────────────┼───────────┤

│ 2013 │ 206조551억원 │ 83조4천670억원 │ 2조5천430억원(3.1%) │

├───┼────────┼────────────┼───────────┤

│ 2014 │226조1천864억원 │ 89조2천397억원 │ 5조7천727억원(6.9%) │

├───┼────────┼────────────┼───────────┤

│ 2015 │248조6천323억원 │ 98조2천536억원 │ 9조139억원(10.1%) │

├───┼────────┼────────────┼───────────┤

│ 2016 │291조2천554억원 │118조6천600억원 │ 20조4천64억원(20.8%) │

└───┴────────┴────────────┴───────────┘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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