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살해 의도 없어도 사망 가능성 인식했다면 살인죄"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부부싸움 중 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50대 여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고충정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이모(55·여)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9월 28일 오전 0시 5분께 경기도 의정부시내 자신의 집에서 남편 A(56)씨와 술을 마시던 중 말다툼을 벌었다.
남편의 잦은 외출과 생활비 부족 등이 원인이었다.
이씨는 "나랑 같이 살 생각이 있느냐"고 항의했고 남편이 건성으로 대답하자 격분한 나머지 부엌에 있던 흉기로 남편의 가슴을 찔렀다.
남편이 많은 피를 흘리자 정신을 차린 이씨는 119 상황실에 신고한 뒤 경찰에 자수했지만 병원으로 옮겨진 남편은 결국 두 시간여 만에 숨졌다.
이씨는 재판과정에서 "살해 의도가 없었다"며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이나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해도 살인죄가 적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생명은 한번 잃으면 영원히 돌이킬 수 없어 세상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소중하기 때문에 살인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다만 범행을 반성하고 우울증, 알코올 중독 증세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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