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테러지원국 지정되면 어떤 타격받나…실질보다 상징

입력 2017-02-28 10:17   수정 2017-02-28 10:48

北 테러지원국 지정되면 어떤 타격받나…실질보다 상징

국제금융기구 차관 못받고 무역제재…'불량국가' 낙인 효과

'이미 고립된 北에 영향 제한적'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미국이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검토 중인 가운데, 실제 지정이 이뤄졌을 때 북한이 입을 타격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미 행정부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의 수출관리법과 수출관리규정에 따른 제재를 받는다.

우선 수출관리법 적용대상이 되면 무기수출통제법과 대외원조법, 수출입은행법, 국제금융기관법, 대외활동수권법 등이 적용되며 이런 법들에 근거, 무역제재, 무기수출 금지, 테러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금지, 대외원조금지 등의 규제를 받게 된다.

통상과 관련해서는 일반 특혜 관세제도의 적용금지, 대외원조 및 수출입은행의 보증금지, 국제금융기구에서의 차관지원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그러나 중국에 대외교역의 대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북한의 상황상 이 같은 조치에 실질적인 타격을 받기보다는 국제사회에서 '문제아'로 규정되는 상징적인 효과가 더 커 보인다.

특히 김정남 암살이 북한 당국 주도의 '화학무기 테러'였던 정황이 드러난 뒤라 세계 질서를 좌우하는 미국이 북한에 '악당' 꼬리표를 붙일 경우 다른 나라에서도 유사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문제까지 제기하며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고립시키려 애써 온 우리 정부의 행보는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은 1987년 KAL기 사건을 계기로 이듬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가 북핵 협상의 진전 흐름 속에 2008년 지정을 해제한 바 있다.

이후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무시해가며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가는 동안 북한을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조야에서 높았다. 그러나 북핵 진전의 맥락에서 정치적으로 해제했던 테러지원국 지정을 다시 정치적으로 복원하는 데 대해 법률가 출신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끈 전임 미 행정부는 주저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에서 벗어나 한층 더 강하게 북한을 압박하려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북한의 소행이 유력한 김정남 암살 사건이 발생하자 테러지원국 지정은 큰 동력을 얻은 모양새다.

우리 정부는 미측에 대북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한 기대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열린 '제34차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을 통해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공식 거론하면서 30년전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계기였던 KAL기 폭파사건을 언급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됐다.

윤 장관은 연설에서 "북한은 과거에도 최소 16명의 대한민국 정부 각료 및 고위관료를 살해한 1983년 랑군 폭파 사건과 115명의 무고한 승객의 목숨을 앗아간 1987년 KAL기 폭파 사건과 같은 끔찍한 범죄를 여러 번 저지른 전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국무부는 테러활동에 연루되거나 테러단체를 지원한 나라들을 지정해 각종 제재를 가함으로써 국제사회의 테러확산을 막겠다는 차원에서 1978년부터 테러지원국 명단을 작성해왔다.

국무부는 테러지원국 지정 요건으로 테러조직에 대한 기획·훈련·수송·물질 지원, 직·간접적인 금융 지원 등을 요건으로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아 정치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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