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노동착취 공장 제품을 사라고?…'냉정한 이타주의자'

입력 2017-03-01 13:55  

차라리 노동착취 공장 제품을 사라고?…'냉정한 이타주의자'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노동착취 공장은 저임금에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며 섬유, 장난감, 전자기기 등 선진국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을 생산하는 가난한 나라들의 작업장을 가리킨다.

주로 아시아와 남아메리카 등지에 산재해 있는데, 아동들을 고용해 노동착취를 하는 탓에 악명이 높다. 선진국 소비자단체들은 노동착취를 막기 위해 이들 공장 제품을 구매해선 안 된다며 불매운동을 벌인다.

하지만 신간 '냉정한 이타주의자'(부키 펴냄)에 따르면 현실은 다르다.

가난한 나라들에서는 노동착취 공장이 좋은 일자리다. 대안이라곤 저임금 중노동에 시달리는 농장 일꾼, 넝마주이 등 더 형편없는 일자리뿐으로 그마저도 자리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노동착취 공장으로 몰리고 심지어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는 이유다.

하지만 선진국 사람들은 이런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1993년 미국에서 노동착취 공장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아동노동억제법을 발의했을 때 방글라데시 공장에서는 5만 명의 아동 노동자들이 해고됐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더 영세한 미등록 하청업체 등으로 옮겨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학자들조차 노동착취 공장이 가난한 나라에 득이 된다고 믿고 있다.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노동집약적 제조업이 가난한 농업사회가 부유한 산업사회로 발전해나가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유럽, 미국,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도 이 같은 과정을 겪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저자인 윌리엄 맥어스킬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과 부교수는 "가혹한 노동환경은 공분을 살 만하지만 노동착취 공장 제품 대신 다른 제품을 사는 건 해결책이 아니다. 애초에 착취공장을 선망의 직장으로 만든 절대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게 올바른 대응"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선의가 오히려 해악을 끼치는 부작용 없이 최대한의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따뜻한 가슴에 차가운 머리를 결합한 '효율적 이타주의'의 관점에 서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이런 과점에서 노동착취 공장 외에 공정무역, 저탄소 친환경생활, 채식주의 등 선진국의 양식 있는 시민들이 전개하는 이른바 '윤리적 소비' 운동의 허실을 꼼꼼히 따진다.

그리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열정에 이끌려 자신의 적성을 무시한 채 비영리단체에서 취직하기보다는 일반 기업에서 벌어들인 수입을 말라리아퇴치재단, 세계기생충구제지원, 주혈흡충증박멸이니셔티브와 같은 효율성이 큰 공익단체에 정기적으로 기부하라고 조언한다.

전미영 옮김. 312쪽. 1만6천원.

abullap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