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출신 MLB스타 "밀입국 기내서 위조여권 먹어치워"

입력 2017-03-03 09:48  

쿠바출신 MLB스타 "밀입국 기내서 위조여권 먹어치워"

화이트삭스 '거포' 호세 아브레우, 밀입국 브로커 일당 재판서 증언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 프로야구(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쿠바산 거포' 호세 아브레우(30)가 지난 2013년 미국 땅을 밟은 쿠바인에 대해 비자없이 합법적 시민이 되게해주는 '젖은 발, 마른 발'(Wet Foot, Dry Foot) 정책에 의존, 위조여권으로 플로리다에 밀입국한 과정을 털어놓았다.

2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ESPN 등에 따르면 아브레우는 전날 플로리다 주 연방법원에서 열린 밀입국 브로커 일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2013년 아이티에서 위조여권을 가지고 마이애미행(行) 항공기에 탑승한 후 기내에서 여권을 먹어치웠다"고 진술했다.

아브레우는 "항공기 이륙 직후 기내 화장실로 가서 가짜 신원이 기재된 여권 첫 장을 뜯어내고 나머지는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자리로 돌아와 하이네켄 맥주를 주문한 뒤 여권 첫 장을 조금씩 찢어 맥주와 함께 삼켰다"고 증언했다.

그는 "밀입국 도우미가 '미국 입국 시 위조여권을 사용할 수 없다. 착륙 전 기내에서 폐기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미 연방검찰은 플로리다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스포츠 에이전트 바르톨로 에르난데스와 야구 트레이너 훌리오 에스트르라다를 '외국인 선수 밀입국 알선 혐의'로 기소하고 재판에 아브레우를 비롯한 쿠바 출신 선수들을 증인으로 불렀다.

에르난데스와 에스트라다는 쿠바 선수들을 제3국으로 이동시켜 체류신분을 갖게 한 뒤 MLB 구단과 거액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쿠바 야구 대표팀의 스타였던 아브레우는 2013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6년간 6천800만 달러(약 780억 원)에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MLB 데뷔 첫해인 2014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상을 수상했고, 올스타·실버 슬러거로도 선정됐다.

아브레우는 2013년 8월 부모, 여자친구, 누나 부부와 함께 모터보트로 쿠바를 탈출했고,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을 오가며 '제3국 주소' 등 MLB 입단 조건을 만들어 밀입국했다.

당시 아브레우는 미국 땅을 밟기만 하면 입국을 허용받을 수 있었다. 미국 정부가 '젖은 발, 마른 발'로 이름 붙은 대쿠바 이민정책에 의거, 쿠바를 탈출한 난민이 해상에서 잡히면 쿠바로 돌려보내지만 일단 미국 해안에 닿으면 적법한 서류가 없더라도 거주권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이 정책은 1966년 제정된 쿠바 난민 적응법의 수정안으로 1995년 만들어졌으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을 앞둔 지난 1월 폐기해 더는 실행되지 않는다.

ESPN은 "아브레우는 기소되지 않았으며, 털어놓은 진실이 법에 저촉되더라도 처벌받지 않는 제한적 면책특권을 보장받고 증언대에 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스트라다가 운영하는 '토탈 베이스볼'은 아브레우로부터 계약금의 20%를 받고, 에르난데스는 5%를 챙겼다"며 "위조여권을 만들어주고 항공기 예약까지 해준 아이티인 아민 라투프도 함께 기소됐으나 체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이들이 쿠바에서 탈출한 선수 20여 명의 대리인 역할을 했을 뿐 범죄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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