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한령] 한류스타 '수백억 매출 물거품'…그래도 기회있다③

입력 2017-03-05 09:00   수정 2017-03-05 09:14

[중국 금한령] 한류스타 '수백억 매출 물거품'…그래도 기회있다③

올해 신규 광고계약 전무, 스타마케팅 끊겨…"거품 걷고 실력 쌓아야"

동남아·미주시장 눈 돌려야…중국없이 흑자 성공한 '도깨비' 귀감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에서 한동안 큰 인기를 끌었던 한류 스타들도 금한령(禁韓令)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작품 섭외와 계약이 전면 중단됐으며, 올해 들어서는 신규 광고계약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보다 중국에서 더 활발히 활동해온 추자현, 황치열 등은 직격탄을 맞았고, 공유와 이동건 등은 '도깨비'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음에도 중국에 아예 진출하지도 못했다.

연예계는 중국 특수가 사라진 것을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 삼아 새로운 시장 개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 중단된 스타마케팅 …중국 매출 수백억 사라져

중국에서 인기 스타인 이광수, 김범, 김지원 등이 소속된 킹콩바이스타쉽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매출이 3분의 1로 뚝 떨어졌다.

중국 관련 광고와 행사가 모두 없어졌기 때문이다.

킹콩바이스타쉽의 이진성 대표는 5일 "사드 정국으로 중국 매출이 사라졌다"며 "지난해 말까지는 그래도 광고 문의가 가끔 들어오긴 했지만 실제로 성사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 것 같은데 뾰족한 해결책이 없으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우리 배우들은 국내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지만, 중국 활동에 전념해온 스타들은 타격이 엄청나다"고 전했다.





'도깨비'에 저승사자로 출연한 이동욱도 이 회사 소속이다. '도깨비'는 중국에서 불법 해적판이 유통되면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이 대표는 "이동욱이 제일 아까운 케이스"라며 "사드 정국이 아니면 이동욱의 경우는 중국에서 100억 가까운 매출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지난해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터지면서 송중기가 중국에서 수백억원을 벌어들인 것과 비교한 추산치다. 송중기와 비교하면 '도깨비'의 공유는 중국에 진출했다면 250억 원은 너끈히 벌었을 것이라는 예상도 연예계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7~9월 한-중 동시 방송돼 중국에서 41억뷰를 기록한 '함부로 애틋하게'역시 중국 특수를 목전에서 놓쳤다. 44억뷰를 기록한 '태양의 후예'와 맞먹는 인기를 누렸지만, 주인공 김우빈과 수지는 중국에 발도 들이지 못했다. 오래전에 잡아놓은 드라마 홍보행사마저 '사드 정국'과 함께 취소됐다.

이렇게 '흉흉'한 와중에 전지현, 송혜교, 김수현, 박해진 등 일부 톱스타의 경우는 올 1월까지 중국 광고를 재계약했다. 이들을 모델로 내세운 영상 광고는 자취를 감췄지만 옥외 광고판과 지면 광고는 최근에도 중국 시내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나마도 지난 며칠 사이 상황이 더 나빠지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 거품 걷어내고 국내 시장서 경쟁력 쌓아야

그간 송혜교와 김태희를 비롯해, 송승헌, 비, 장혁, 권상우, 손태영, 이준기, 김하늘, 박시후, 김범 등 많은 스타가 중국 작품을 촬영했다.

이들의 중국 출연료는 한국보다 최소 2~3배 이상이었다. 또 채림과 추자현은 아예 중국에 머물면서 중국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했다.

그러나 이 역시 '옛일'이 되면서 스타들의 활동무대는 다시 국내로 좁아지게 됐다.

박해진의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의 황지선 대표는 "중국 시장은 거품이 심했던 측면이 있다"며 "이 기회에 거품을 걷어내고 국내 시장서 경쟁력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너도나도 중국 특수를 노려 몸값과 작품값을 올려받았다"면서 "특수가 사라진 상황에서는 오로지 실력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안 많은 연예인이 중국 시장을 '대안'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국내 시장밖에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라 더욱 경쟁력을 키워야한다는 지적이다.

SBS 글로벌콘텐츠팀의 김용재 PD는 "중국 시장의 문이 다시 열리면 우후죽순 난립하던 한류 콘텐츠와 제작사의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PD는 "지금은 중국이 한류 예능을 무단으로 베끼기 딱 좋지만 막상 자기들의 힘으로만 만들면 프로그램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실제로 한국을 배제하고 자체적으로 만든 중국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뚝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방송사도 광고를 더 많이 받기 위해서는 시청률이 높아야한다"면서 "한류 제작진과 스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고, 다시 문이 열리면 정말 실력이 있는 사람과 콘텐츠를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동남아·미주·넷플릭스 등 다른 시장 개척해야

'푸른 바다의 전설'은 총 제작비가 220억 원, '도깨비'는 160억 원이 들었다.

웬만한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가 4억원인 상황에서 이들 드라마는 10억원을 투입했으니 해외 시장 판매가 절실했다.

'사드 정국'에 가로막혀 중국에 팔지 못하면서 두 드라마가 손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두 드라마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특히 '도깨비'는 많은 돈을 벌었다. 중국이 없어도 흑자를 낼 수 있을 만큼 세계 시장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예전만은 못하지만, 일본이 아직 있고 홍콩,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몽골, 스리랑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태국,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시장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또 미주, 캐나다, 중남미, 유럽, 오세아니아 등도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떠오르고 있다.







물론 이들 시장에서 나오는 매출을 다 합쳐도 중국 하나를 상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개척할 시장은 아직 넓다.

마운틴무브먼트의 황지선 대표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작게 보지 않는다.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서 "좋은 콘텐츠가 나온다면 얼마든지 수출가가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특히 영어권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넷플릭스의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BS 콘텐츠사업부 관계자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다변화를 위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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