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치(保七·7%성장)'포기한 中 수요감소로 세계경제에 '타격'

입력 2017-03-05 10:50  

'바오치(保七·7%성장)'포기한 中 수요감소로 세계경제에 '타격'

美보호무역주의 심화·금리 추가인상 겹치면 세계 불황 불가피

중국 수요감소, 한국 등 대중 주요수출국들에 경기위축 우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이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작년보다 낮은 "6.5% 정도"로 설정한데 따라 세계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작용해온 중국이 사실상 마지노선으로 지켜온 7%대 성장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어어서, 중국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어서다.

중국의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이날 전인대 정부공작보고를 통해 성장률 목표치를 6.5% 정도로 내민 것은 2015년까지 20여년 유지한 7%대와 그 이상의 성장기로의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공식 인정한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은 개혁개방 30여년동안 초고속 성장을 구가하면서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도 두자릿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세계적인 경기침체 위기에서 점차 목표치를 낮췄으며, 2015년에는 경제성장률이 6.9%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2016년에는 성장률 목표치를 '6.5∼7.0%' 구간으로 제시하며 '바오치(保七)'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목표치에선 '7'이라는 숫자가 완전히 사라졌다.

리 총리는 이날 보고에서 "올해 국내 총생산의 증가율을 6.5% 정도로 정하고 실제 사업에서 더욱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성장률 목표치를 구간 대신 6.5%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해 그마저도 달성이 쉽지 않다는 걸 시인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중국은 당분간 경제가 고도성장기로의 복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 같다. 아울러 공급개혁을 통해 경제 중속성장에 초점을 맞춘 뉴노멀(New normal·신창타이<新常態>)로 연착륙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어보인다.

중국 당국은 이미 신창타이를 거쳐 2020년 전면적인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그동안에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강조하는 공급측면 구조개혁을 위한 과잉공급 해소와 금융위험 완화, 부동산시장 과열억제, 제조업 회생 등에 주력해왔고, 앞으로도 이를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경제분야의 정책과 관련해 시 주석의 '입김'이 세질 것으로 보이며, 상대적으로 리 총리의 역할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이런 노력에도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집권 2기를 앞두고 지도부 개편이 예상되는 올 가을 제19차 당대회 탓에 경제 구조개혁이 후순위로 밀려 여전히 수출 의존도가 크고 부채 상황이 심각한 중국 경제성장 모델이 단기간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왕샹웨이(王向偉)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편집 고문은 작년 중국 경제 성장의 많은 부분이 부동산 판매와 기반시설 지출로 촉진된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가 안정됐다는 신호를 찾으려면 올해 말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부상할 때까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부채에 의존한 경제성장률 지키기 노력을 지속한다면 중국 경제에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투자조사기관인 롬바디의 알레산드로 브루노 연구원은 올해 중국 경제가 6.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의 부채증가가 경제성장보다 2배 이상 빨라 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 이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중국의 7%대 성장 포기로 세계 경제가 올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의 작년 세계 경제성장 기여도는 33.2%에 달했으며, 이런 중국의 수요 감소는 한국 등 주요 대중국 수출국들에 경기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를 심화시키고 기준금리를 추가인상하게 된다면 세계적 경기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재차 금리를 인상하면 중국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위안화 절하에 나서 세계적인 통화 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중국과 아시아 국가의 통화 절상을 요구하는 동시에 추가 금리 인상으로 맞서는 현상이 되풀이될 수 있다.

브루노 연구원은 미국의 보호주의가 중국과 유럽의 관세 인상을 유도해 전면적 무역 전쟁을 야기할 것이라며 고립주의가 세계적으로 수백 만개의 일자리 손실을 가져올 수 있으며 경기 후퇴(depression)를 넘어 완전한 경제 붕괴인 불황(recession)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헤지펀드인 웨이스 멀티스트래티지 어드바이저는 미·중 간 무역 긴장이 세계 시장 불안을 초래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부채와 외환보유액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며 미국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 약화가 중국 등의 기업 생산성 강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harri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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