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짜리 수표 2장 놓고 사라진 노인 "불우이웃에 써달라"(종합)

입력 2017-03-08 11:10  

3천만원짜리 수표 2장 놓고 사라진 노인 "불우이웃에 써달라"(종합)

팔순 노인, 최근 3개월 새 두 차례 공주시청에 익명 기부





(공주=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경제난으로 소외계층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팔순을 넘긴 익명의 노인이 3개월 사이 두 차례 충남 공주시청을 찾아 3천만원짜리 수표를 놓고 사라졌다.

8일 공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80대 노인이 시장실에 찾아와 '가장 불쌍한 시민에게 나눠주라'는 쪽지와 함께 쪽지와 함께 3천만원짜리 수표를 전달한 뒤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떠났다.

쪽지에는 "약소한 금액이지만 공주에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제일 불쌍한 시민에게 나눠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주시장님 꼭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이 한자 섞인 세로쓰기로 적혀 있었다.

이 어르신은 시청 직원에게 낯설지 않은 사람이다. 지난해 12월 9일에도 이번과 똑같이 시장실에 와 "시내에서 가장 불쌍한 시민에게 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쪽지와 3천만원짜리 수표를 놓고 갔기 때문이다.

당시 어르신은 인적사항을 묻는 말에 "다문화가정이나 소년소녀가정, 조손가정 등 생활이 어려운 이웃에게 다가오는 설 명절 이전까지 나눠 줬으면 좋겠다"라는 말만 남기고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시청을 떠났다.

어르신 기부천사의 신원과 사연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으나 공주시는 남몰래 기부를 실천하려는 어르신 뜻에 따라 굳이 찾아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어르신은 시에 방문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수표를 발행한 농협에도 자신을 알리지 말라고 부탁하는 등 알려지기를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오시덕 시장은 "지역 내 사회복지 수요가 점점 증가함에 따라 행정력만으로 복지 사각지대의 그늘진 곳을 보듬어 주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남모르게 나눔과 기부를 실천하고 계시는 노신사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공주시는 이번 기부금을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기초수급자·중위소득 80% 이하의 가구 중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한부모 가정 등 100가구를 읍·면·동장으로부터 추천받아 가구당 30만원씩 지원할 계획이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