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중단하면 핵실험 중단?…북한 주장의 재탕"

입력 2017-03-09 11:34   수정 2017-03-09 12:39

"한미훈련 중단하면 핵실험 중단?…북한 주장의 재탕"

왕이,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 북미에 협상안 제안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중국은 북한과 미국을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에 비유하면서 양측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핵실험 중단을 놓고 협상에 나설 것을 제안하고 나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제안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중단하겠다'는 북한의 기존 주장을 재탕한 것이라면서 중국이 북한 편을 드는 것이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미국에 맞설 수 있는 국력을 키울 때까지 한반도의 현상 유지를 원하는 중국은 북한과 미국이 군사적 충돌로 치닫거나 미국이 자국에 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서방 언론은 9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전날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제안한 발언을 이같이 분석했다.

왕 부장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 및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하는 대신 한국과 미국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북한과 미국이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이번 제안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미 거절한 북한의 예전 주장과 똑같다면서 그런데도 중국은 새로운 견인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물론 이번 제안을 미국이 조건 없이 수용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지만 현재 새로운 대북정책을 마련 중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토론의 빌미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펑(朱鋒) 중국 난징(南京)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미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누구도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 지금 시점에 제안이 나왔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 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는 점"이라면서 "만약 미국 측이 좋다고 한다면 우리도 이를 감안할 것이며 북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신안보센터(CNAS)의 에이브러햄 덴마크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어기고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는 것과는 달리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국제법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덴마크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둘러싼 논란에서 북한 편을 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중국이 지금과 같은 시점에 그런 제안을 내놓은 것이 아주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기존 제안을 재탕하고 있는 것은 자국의 핵미사일을 감시할 수 있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첫 부품이 주한미군에 배치되기 시작하자 근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전문가들과 외교관들은 지난달 북한산 석탄 수입 전면 중단 조치를 한 중국이 북한 붕괴와 중국 국경선까지 미군의 접근을 초래할 수도 있는 추가 대북제재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지금까지 경쟁국들을 압박해 보겠다는 중국의 노력은 실패했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미일의 우려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선딩리(沈丁立) 상하이 푸단(復旦)대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은 뉴욕타임스(NYT)에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 한미간 불화는 북한에 중국이 자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줘 북한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yskw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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