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원유재고 급증에 '와르르' 무너진 유가…연내 40달러 전망도

입력 2017-03-10 11:18   수정 2017-03-10 21:35

美원유재고 급증에 '와르르' 무너진 유가…연내 40달러 전망도

WTI 이틀새 7% 하락하며 50달러 붕괴…브렌트유도 석달 만에 최저

OPEC·셰일업계 '삐걱'…사우디·쿠웨이트 빼면 감산이행률 50% 아래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해 힘겨운 감산 합의 끝에 끌어올려 놓은 국제유가가 미국의 원유재고량 급증으로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무너져 내렸다.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 셰일업계를 상대로 경고의 목소리를 냈지만 달리 셰일업계의 증산을 저지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OPEC 회원국의 감산 이행률을 두고도 불안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석유시장에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을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40달러 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 국제유가 이틀 만에 7% 이상 폭락…올해 들어 최저가 기록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내내 배럴당 50달러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지난해 체결된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약속 덕에 유가 변동 폭은 내내 4달러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단 이틀 만에 유가는 무서운 속도로 미끄러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 가격은 10일 오전 4시 2분(이하 한국시간) 장중 배럴당 48.59달러까지 떨어졌다.

장중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WTI 선물 가격은 유럽장에서 배럴당 50달러 선이 붕괴한 후 이를 회복하지 못하고 전날보다 1.99% 하락한 49.28달러로 마감했다.

전날 5.38% 급락한 것을 고려하면 단 이틀 만에 7.26% 하락한 셈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5월 인도분 가격도 전날 종가보다 1.73% 빠진 배럴당 52.19달러로 하락 마감했다.

배럴당 50달러 선은 지켰지만 역시 이틀 새 6.67% 하락하며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 미국 원유재고량 사상 최대 기록…진퇴양난에 빠진 OPEC

국제유가가 급락세로 돌아선 결정적인 이유는 OPEC 회원국의 감산 노력에도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8일(현지시간) 원유재고량 증가분이 820만 배럴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160만 배럴을 5배 이상 웃돈 수준이다.

이 영향으로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는 총 5억2천839만 배럴을 기록해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OPEC이 지난해부터 비회원국인 러시아까지 설득해 산유량을 감산하고 있지만, 미국 셰일업체들이 증산에 나서면서 원유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OPEC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사우디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미국 원유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OPEC이 셰일 원유 생산량 증가를 고려해 생산량을 더 줄일 것을 섣불리 예단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OPEC 내에서도 감산 이행을 둘러싼 갈등의 소지가 고개를 들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와인버그 애널리스트는 CNBC 방송에 "OPEC 내에서 쿠웨이트와 사우디를 제외하면 나머지 회원국의 감산 이행률은 50%에도 못 미친다"며 "두 나라가 장기간 모든 짐을 지고 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 '배럴당 50달러' 지지선 아니라 천장 되나?…연내 40달러 추락 가능성

국제유가가 다시 안정적으로 배럴당 50달러대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OPEC의 감산 노력에도 원유재고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BNP파리바의 해리 틸링가이리언 원자재 시장전략 부문장은 "미국 주간 원유재고와 같은 눈에 보이는 지표를 보면 원유재고가 여전히 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일부 시장 투자자들은 감산의 영향에 대한 믿음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5월에 예정된 OPEC의 감산 이행 확인 및 연장 회의에서 협상이 결렬될 경우 유가가 추가로 추락할 가능성도 크다.

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는 "OPEC이 (감산) 약속을 연장하지 않는다면 이는 유가 자살행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55달러를 넘기기 힘들 것이며 연내 40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브룩스 맥도널드 자산운용의 케빈 보허는 "지금까지 바닥 선이었던 배럴당 50∼55달러가 앞으로는 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코메르츠방크도 배럴당 50달러는 천정이 될 것이며 올해 유가가 40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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