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으면 떠나라" 총선 앞둔 네덜란드 진보주자도 반이민

입력 2017-03-13 11:47  

"싫으면 떠나라" 총선 앞둔 네덜란드 진보주자도 반이민

실권 우려에 대중반감 편승…유럽 주요국 정책 이미 우경화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가 총선을 목전에 두고 난민 문제와 관련해 '우 깜빡이'를 켜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뤼테 총리가 지난주 제이스트에서 유세를 하며 "이곳을 좋아하지 않으면, 떠나도 좋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외국인 혐오에 가까운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뤼테 총리는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난민이든, 부모나 조부모가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든, 모두에게 해당하는 메시지로 자기 발언을 규정했다.

그는 "나의 입장은 지난 6년 동안과 같다"면서 사람들, 특히 밖에서 온 사람들에게 우리의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뤼테 총리는 세계화에 우호적이며 진보적인 사회 정책을 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무슬림 이민자 유입에 따른 국가 정체성 훼손을 걱정하는 유권자의 반발에 직면한 전형적인 유럽 기득권 정치인이다.

뤼테 총리의 자유민주당(VVD)은 최신 여론조사에서 아주 미세한 차이로 선두를 차지했으나 아직 부동층이 많아 반(反)이슬람, 반이민, 반유럽연합(EU)의 기치를 앞세운 헤이르트 빌더르스의 극우 자유당(PVV)에 패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의 '포퓰리즘 끌어안기' 행보는 그 결과가 어떻든 선거를 앞둔 다른 유럽 정치인들에게도 중요한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오는 15일 열리는 네덜란드 총선 결과는 향후 유럽에서 열릴 주요 선거에서 포퓰리즘이 행사할 영향력을 가늠할 척도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다수의 유럽 정치인은 이민자·난민 문제에 전보다 한층 강경한 태도로 선회했다.

4∼5월 대선을 치르는 프랑스에서는 공화당 후보 프랑수아 피용이 프랑스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는 데 초점을 두겠다면서, 학내 머리 스카프 착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세속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오는 9월 4선 연임에 도전하는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난민 포용 정책에서 한 발짝 물러났다.

메르켈 총리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난민 신청자를 될 수 있으면 빨리 돌려보내겠다고 공언했으며, 공공 기관에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베일 착용을 금지하는 등 2015년 100만여명의 난민을 받아들인 데 성난 유권자들을 달래고 있다.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 역시 향후 EU와 관계를 설정하는 데 있어 더 강력히 난민을 통제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경한 난민 정책과 국가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극우 세력을 완전히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한다.

영국 에식스 대학의 유럽 정치학 교수 캐서린 더프리스는 "권력을 얻는 데 나쁜 전략은 아니지만 극우 세력을 침묵시키기는 매우 어렵다"며 "이런 전략 때문에 난민과 관련한 우려가 생겨날 공론화 공간을 더 많이 생겨 빌더르스와 같은 인물이 득세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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