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한병철, 선(禪)의 세계를 탐구하다…'선불교의 철학'

입력 2017-03-14 15:33  

철학자 한병철, 선(禪)의 세계를 탐구하다…'선불교의 철학'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피로사회' 등 저서로 잘 알려진 한병철 독일 베를린예술대학 교수가 선(禪)불교의 세계를 철학적으로 탐구한 '선불교의 철학'이 번역·출간됐다.

선불교의 핵심은 흔히 말과 문자에 의존하지 않고 경전과 다른 방식으로 전승된다는 '불립문자 교외별전'(不立文字 敎外別傳), 인간의 마음을 직접 인도하고 고유한 본성을 깨달아 부처가 된다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로 표현된다.

선불교는 이처럼 언어를 의심하고, 개념적 사유에 적대적이기 때문에 수수께끼 같은 선의 세계를 일반인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선불교의 철학적 사유를 분석하기 위해 '비교 연구'를 방법적으로 택한다.

플라톤, 라이프니츠, 피히테, 헤겔, 쇼펜하우어 등 논리적 정합성을 중요시하는 서양 철학과 임제, 도오, 동산, 위산 등 불교 선사들의 직관적 통찰을 비교하며 선불교의 세계를 탐구하고 있다.

이를테면 저자는 선불교의 명상이 데카르트의 성찰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한다.

의심 끝에 '의심하는 나'의 확실성을 발견한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와 달리 선불교의 명상은 '무'(無)에 대한 깨달음을 겨냥하고 있다.

저자는 "선사 도겐은 데카르트에게 성찰을 계속해서 의심을 더욱 촉진하고 크게 만들라고 조언할 것"이라고 말한다. '나'(자아)도 '신'의 관념도 산산조각이 날 때까지 더 큰 의심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를 비롯해 공(空), 무아(無我), 무주(無住), 죽음, 자비라는 주제에 대한 서양과 동양의 사유 전통을 비교·분석하며 선불교 사유의 핵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학사. 한충수 옮김. 196쪽. 1만2천원.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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