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여행객 '우주먼지'의 세계를 아마추어 과학자가 소개하다

입력 2017-03-14 16:05  

외계 여행객 '우주먼지'의 세계를 아마추어 과학자가 소개하다

노르웨이 재즈기타리스트, 과학자도 포기한 도시속 우주먼지 수집·분류 성공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우리의 머리, 옷, 지붕, 사무실 빌딩 옥상에는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거나 중국에서 실려 온 미세먼지만 쌓이는 게 아니다. 그 속엔 우주 저 멀리 별들로부터 날아온 우주먼지도 섞여 있다.




대부분은 태양계 탄생 때 생긴 먼지들에서부터 혜성에서 떨어져 나오거나 행성들이나 소행성 간 충돌에서 생긴 부스러기들이다. 그러나 태양계 바깥에서 날아온 물질, 말 그대로 별들의 먼지(stardust)도 지구에 내려앉고 있다.

그 다양성으로 인해, 현미경으로 가려내야 하는 우주먼지는 망원경으로 탐사해야 하는 거대한 우주를 들여다보는 훌륭한 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의 수집, 연구 대상이었다.

'정식' 과학자들은 남극이나 오지의 사막과 같이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원시 자연 지역에서만 우주먼지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다가 1940, 50년대 도시지역에서도 우주먼지 수색을 시도했으나 인간의 오염물질 방해 때문에 포기하고 말았다.

그 일을 노르웨이의 아마추어 '시민 과학자'가 해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 10일 자에 따르면, 노르웨이에서 유명한 재즈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 음반 제작자이기도 한 존 라르센(58)은 지난 8년간 도시의 일상 주변에서 우주먼지를 찾는 작업 끝에 미국지질학회(GSA)의 월간 학회지 '지질학'에 최근 논문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오는 8월 '별 먼지를 찾아서'라는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미소운석, 유성진 등으로도 불리는 우주먼지를 3천 배로 확대, 촬영한 다채로운 사진들을 곁들여 우주먼지의 세계를 일반 대중에게 소개하는 최초의 책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암석 수집에 빠졌으나 워낙 뛰어난 음악적 재능 때문에 과학적 열정을 접었었다. 그러다 2009년 오슬로 외곽의 시골집에서 야외 탁자를 닦다가 밝게 빛나는 작은 입자를 발견하곤 우주의 방문객이 아닌가 어릴 적 호기심이 되살아난 게 그 후 8년간 낮엔 음악가, 밤엔 우주먼지를 찾는 과학자 생활을 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재즈그룹과 함께 공연을 위해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가는 곳마다 도로, 지붕, 주차장, 산업단지, 낙수 홈통, 하수구 등에서 채취한 샘플이 수백kg.

"그래도 단 한 톨의 우주먼지도 발견하지 못해 좌절한 상태"였던 라르센은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수십 가지 종류의 지구 먼지를 먼저 가려내는 법을 배워 그것들을 배제해 나감으로써 우주먼지일 가능성이 큰 입자들을 찾아내는 방식이었다.

마침내 2년 전 영국 런던의 임페리얼 칼리지 지구과학자가 라르센이 선별해 보낸 입자 중 하나를 지구 것이 아니라 외계 우주로부터 날아온 여행객이라는 것이라고 판정했다. "무엇을 찾아야 할지 알게 되니 어느 곳에서든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라르센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누구든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값싼 장비로 우주먼지를 찾을 수 있다며 "학교에서도 시민 과학의 하나로 이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라르센의 우주먼지 논문의 공저자인 임페리얼 칼리지의 매슈 겐지 박사는 새로운 우주먼지의 발견이 계속 이뤄지면 이를 통해 성운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늘어나고 그럼으로써 우주의 구조에 대한 과학적 물음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y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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