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말발 안 먹힌 日춘투…임금인상폭 작년 밑돌아

입력 2017-03-15 14:57  

아베 말발 안 먹힌 日춘투…임금인상폭 작년 밑돌아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지난 4년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임금을 인상해달라는 이른바 관제춘투에 응했던 일본 재계가 올해는 아베 총리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양상이다.

아베 총리가 부인 아키에 여사와 측근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 등이 오사카 모리토모가쿠엔(森友學園) 비리에 연루되는 이른바 '아키에 스캔들'로 휘청댄 것도 재계의 외면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베 총리는 올해 재계와 노조가 벌이는 춘계 임금협상인 춘투(春鬪)를 앞두고 "최소 전년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청한다고 밝혔지만, 15일 대부분 기업의 임금인상 수준이 작년 수준을 밑돌았다.




일본 대기업들의 춘투는 15일이 대단원이다. 대기업들이 일제히 이날 노조 측에 회사 입장을 결정해 전달했다. 닛산자동차는 작년 타결액의 반인 월 1천500엔(약 1만5천원) 기본급 인상을 했다.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이밖에도 일본 대기업들의 임금인상 수준은 줄줄이 작년을 밑돌았다. 특히 전체 춘투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자동차·전기전자에서 기본급 인상 폭이 작년보다 낮다. 도요타자동차는 작년 타결액보다 200엔 적은 월 1천300엔으로 임금협상을 마쳤다.

서비스업도 비슷한 분위기여서 규동(소고기덮밥)체인 스키야를 운영하는 젠쇼홀딩스는 작년보다 100엔 못 미치는 1천400엔을 인상했다.

히타치제작소나 파나소닉, 미쓰비시전기 등 전기전자 5사도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 등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작년의 타결액수를 500엔을 밑도는 기본급 월 1천엔 인상에 그쳤다.

물론 기본급 인상은 4년 연속 단행됐지만 각 회사 측은 엔고에 의한 실적 악화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출범 등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등을 내세워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일본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결과를 토대로 춘투에 나서는데, 대기업이 전체적으로 임금인상 기세에 그늘이 지면서 향후 진행될 중소기업들의 춘투에도 영향을 줄 것 같다고 언론들은 내다봤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 실현을 위해 임금인상을 촉구하는 관제춘투를 4년째 이어가며 경기회복 돌파구를 열려고 했지만 "이 목표 달성에는 부족한 내용"이라고 지지통신은 해석했다.

한편 올해 춘투에서는 일하는 방식 개혁도 노사교섭이 중요한 주제였다. 작년 최대 광고회사 덴쓰 신입 여사원이 과로를 견디지 못해 자살한 사건 영향을 받아 잔업 최소화 등을 집중 협의했다.

tae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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