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난 사우디 실세 왕자…양국 관계 리셋 기대감

입력 2017-03-15 14:55  

트럼프 만난 사우디 실세 왕자…양국 관계 리셋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사우디 아라비아의 실세로 꼽히는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가 1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미국 지도부 고위 인사들을 한꺼번에 만나며 위상을 과시했다.

빈 살만 부왕세자는 방문 기간 미국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제안하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집권 기간 틀어진 양국 관계 복원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빈 살만 부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을 방문한 사우디 왕실 최고위급 인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가 최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주식을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뤄진 그의 워싱턴 방문에 주목하며 사우디가 트럼프 정부와 관계 리셋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사우디 정부는 자국의 반대에도 2015년 이란과 핵협정을 체결한 오바마 전 행정부보다는 트럼프 정부와 더 좋은 관계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주재 대사를 지낸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공론가가 아니라 실용주의적이고 현실적이며, 비즈니스맨이자 문제 해결사"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와 관계 전망을 "매우 낙관한다"고 말했다.

주바이르 장관은 13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을 만나 대 테러전 협력과 예멘 내전 종식 방안, 양국 경제 통상 관계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사우디 주도 아랍 동맹군의 예멘 민간인 오폭 사건 후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내린 정밀유도무기 금수조치를 트럼프 정부가 해제해주길 바라고 있다. 또 미국이 첨단 군사 기술 이전에도 전향적 자세를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사우디는 특히 9.11 소송법으로 불리는 '테러지원국에 맞서는 정의 법(JASTA)'을 트럼프 정부가 개정해주도록 줄곧 로비를 벌여왔다. 9.11 테러 당시 여객기 납치범 19명 가운데 11명이 사우디 국적자였다.

주바이르 장관은 미 의회를 상대로 JASTA 개정을 설득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들였지만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빈 살만 부왕세자도 이번 방문에서 미 의회 지도자들을 만날 예정이어서 이 문제를 거론할지 관심사다.

사우디 방문단은 이란 문제도 미국 측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핵합의는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미국도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핵협정이 이란의 역내 영향력 확대로 이어진다는 게 사우디 측 시각이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전화 통화에서도 이란의 역내 안정 위협 행위가 중점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빈 살만 부왕세자의 행보가 관심을 끄는 것은 그가 사우디 경제·사회 개혁 구상의 설계자이기 때문이다. 사우디 정부는 석유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다각화하는데 정책 역점을 두고 있다.

미국의 진보 성향 공공정책 연구소 미국진보센터(CAP)의 브라이언 카툴리스 선임연구원은 빈 살만 부왕세자가 최근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 패키지를 트럼프 행정부에 제시할 계획임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달 미국에 향후 10년간 4천500억 달러(약 515조8천350억원) 규모의 시장을 만들어 7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투자계획을 제시했다. 빈 살만 부왕세자는 사우디의 투자계획이 일본의 계획보다 훨씬 규모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사우디가 미국에 투자하고 아람코 주식을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 양국 정치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디는 기업공개를 통해 아람코 지분 5%를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주식 상장과 관련한 구체적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지만 뉴욕과 런던이 상장 지역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사우디가 뉴욕 증시에 아람코 주식을 상장하는 한가지 이유로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들었다. 미국의 에너지 자립도가 높아지면 중동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줄어들고, 사우디와 사우디 석유자원을 보호하려는 노력도 약해지기 때문에 아람코 주식을 미국 증시에 상장해 그런 상황을 막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bar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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