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노동권 재차 옹호…"일자리 없애는 건 중죄"

입력 2017-03-16 00:42   수정 2017-03-16 00:51

교황, 노동권 재차 옹호…"일자리 없애는 건 중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불확실한 경제적인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하는 경영진은 "매우 심각한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하며 모든 직원들에게 품위 있는 일자리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15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진행된 수요 일반 알현에서 위성 방송인 '스카이 이탈리아' 노조가 최근 회사 측의 구조조정에 항의해 벌이고 있는 투쟁에 지지를 표명하며 "해고나 공장 폐쇄, 구조조정이 노동자와 그들의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또는 불투명한 거래를 위해 일자리를 없애는 사람은 중죄를 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카이 이탈리아는 로마에 있는 본사를 밀라노로 옮기는 과정에서 직원 200명을 해고하고, 300명에게 전근 지시를 내려 직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교황은 "스카이 이탈리아 직원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표명하며, 모든 직원들과 그들의 가족의 권리를 존중하는 조속한 해결책이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일자리는 인간에게 존엄을 부여한다"며 "대중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은 모든 사람이 일을 함으로써 자부심을 갖고, 타인을 대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즉위 4년을 맞은 교황은 2013년 3월에 12억 가톨릭 인구의 수장이 된 이후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가톨릭의 본산인 바티칸을 품고 있는 이탈리아의 높은 실업률과 청년 실업률을 개탄하며 2014년 9월에는 독일 철강 그룹 티센크루프의 이탈리아 공장에서의 구조조정 계획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실업률과 청년 실업률은 각각 약 12%, 40%에 달하며, 현재 스카이 이탈리아뿐 아니라 국적 항공사 알리탈리아도 실적 악화로 인해 최대 2천 명의 감원설이 도는 등 이탈리아 고용 시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경제로 인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교황은 평소에도 지구촌의 불평등 심화 현상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돈의 우상화를 경계하는 등 자본주의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해 일각으로부터 '마르크스주의 교황'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편, 교황청과 중국의 수교 임박설이 작년부터 꾸준히 회자되는 가운데, 이날 일반 알현에서는 중국 톈진에서 온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의 축복을 받을 때 무릎을 꿇고 흐느끼는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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